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2009.05.21 18:59:20

유독 우리나라서만 신종인플루엔자 환자의 발생이 없다. 과연 더 이상 속을 썩이지 않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보건당국과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라 생각된다. 이로서 우리의 방역수준은 세계적이라고 자랑해도 되리라.

그러나 아직까지 수준에 못 미치는 분야가 있으니 여름철이면 항상 집중되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개개인에 국한되는 사례를 넘어 집단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음식 잘못 먹고 탈나는 경우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독버섯 등 먹지 못하는 것을 먹고 고생하는 경우와, 같은 음식이라도 자기만 복통, 설사, 두드러기 등이 나는 경우, 세균 등에 감염된 음식을 먹고 탈나는 경우이다. 두번째와 세번째를 일반에서는 식중독이라 혼용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하게는 식품알레르기와 식중독으로 아주 다른 병이다.

식중독의 증상은 주로 복통, 오심과 구토, 설사이다. 원인균에 따라서는 열이 나기도 한다. 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 상처에서 음식으로 오염되어 번식하면서 세균이 내는 독소에 의하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은 후 단시간 내(1-6시간)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는 달리 오염된 달걀, 고기, 낙농제품 등을 먹고 생기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이 균이 장내에서 증식하면서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하루 정도의 잠복기간이 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식중독도 있다. 수십여년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존재가 확인된 대장균 O157에 의한 식중독은 콩팥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적혈구와 혈소판이 파괴되고, 정신까지 혼미해지는 심한 병을 일으킨다. 특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다. 여름철이 되어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증식하는 비브리오균은 어패류에 주로 존재하는데 이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는 피부괴사, 잡 등 위독한 증상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패혈증도 심한 식중독의 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중독은 하루 이틀사이에 좋아진다.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심해지고 오래 가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부터 시작하면 되겠다. 설사가 심하다고 지사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설사를 통하여 세균과 독소가 배출되는 순기능이 막히기 때문이다. 설사가 오래 지속되거나, 피가 섞여 나오거나, 열이 심할 때는 병원을 찾아야겠다.

여름철은 음식 내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식중독균은 열에 약하고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번식하지 못하므로 모든 음식과 물은 꼭 끓여 먹도록 하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식중독은 쉽게 예방할 수 있다. 물론 남은 음식을 꺼내 먹을 경우에도 다시 한번 끓여 먹도록 하자. 부엌과 도마, 칼 등 조리기구는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음식 만들기 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다. 특히 식당이나 집단급식장소에 대한 정기점검과 조리사에 대한 철저한 위생교육을 통하여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겠다.

여름철의 불청객인 식중독을 몰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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