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간암

2007.11.09 11:23:28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은 암중 간암은 2위 내지 3위를 차지한다. 이 경우에 간암이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을 말한다. 폐암, 위암 등이 간에 퍼진 경우도 간암이라 여기는 사람이 많으나, 이는 간에 전이된 이차적인 암이며 원발성 간암과는 구별된다. 간암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훨씬 많이 걸린다(3배 정도).

아무나 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간암은 B형 간염바이러스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 후에 병발하는 만성간질환(만성간염, 간경화), 알코올에 의한 간질환 등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특히 B형 간염바이러스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자연스럽게 간암왕국이 됐다. 실지로 간암의 70% 정도는 B형 간염바이러스에, 13% 정도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원인이 있으며, 나머지가 음주 등에 의한 것이다. 다행히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돼 신생아 때부터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간암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기 때문에 웬간히 나빠지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암도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다가 상당히 진행돼야 증상이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아래의 뻐근한 통증, 체중감소, 식욕부진, 피로감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간경화상태에서 병발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된 간경화환자에서 황달이 심해지거나, 오른쪽 상복부 통증이 나타나거나, 배에 물이 많이 차(복수) 배가 더 불러지면 간암을 의심해야 한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해야만 치료가 가능하다. 즉 하나의 간암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로 완치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간기능이 많이 망가져서 초기에 발견하더라도 간을 절제해 내기가 난망한 경우도 꽤 있고, 수술로 간암을 절제하더라도 3년 내 재발하는 환자가 반이 넘을 정도로 난치의 병이다. 수술이 여의치 않는 경우에는 간암에 가는 동맥을 막거나(간동맥화학색전술), 에타놀 등을 넣어 간암세포를 죽이는 방법(경피적에타놀주입법), 초단파를 이용하는 방법(고주파소작법)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개발돼 생명의 연장을 도모하고 있다. 간암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고위험환자, 즉 남자 30세, 여자 40세 이상으로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환자 또는 기타 간경화 등 간암발생이 우려되는 환자에게서는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번씩 복부초음파검사 및 혈청 알파태아단백 농도를 검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간암은 일단 걸리면 치명적인 병이므로 예방이 그만큼 중요하다. 적기에 B형 간염바이러스 백신접종을 하고, 전회에서 이야기한대로 술을 현명하게 마시자. 간에 해로운 화학물질도 많은 만큼, 양약, 한약에 관계없이 약의 오남용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간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줘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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