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결핵

2008.07.31 08:46:01

20세기 중반까지 결핵으로 꽃 같은 나이에 쓰러진 젊은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장래가 촉망되던 재능있는 예술가 중에도 결핵 때문에 중도에 명을 달리한 사람만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나 코흐가 결핵균을 발견하고, 1950년대부터 효과적인 치료제가 처방되면서 이제는 이 병으로 사망할 수 잇다는 사실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결핵퇴치 모범국가로 꼽히고 있다. 대한결핵협회를 중심으로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활동성 결핵환자가 1965년도의 124만명에서 2005년도에는 16만7천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세인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됐다. 심지어 요사이 의대를 다니는 학생들이나 전공의들은 결핵전문의제도가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우리도 회원국이라 자랑하는 OECD국가에서의 위상은 초라하다. 연간 새로 발생하는 환자수(3만5천명 정도)와 결핵사망자수(3천명 정도)는 아직도 OECD 국가 중 최악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결핵환자 수도 늘어나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여러 약제에 내성을 가지는 환자 수도 증가하는 점이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결핵을 보기가 어려웠던 선진국에서도 에이즈의 합병증의 하나로 결핵이 증가하고 있다.

결핵은 폐결핵환자가 기침하거나, 가래를 뱉으면서 나온 결핵균이 공기 중에 떠 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가게 되면서 전파된다. 결핵균이 들어온다고 해 모든 사람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환자와 가까이 생활하는 사람 중에서도 25∼30%만이 감염된다.

일단 감염되더라도 10% 정도만이 발병하고 나머지 90%는 평생 건강하게 살아간다. 결국 걸핵균에 노출된 100명 중 2∼3명만이 결핵환자가 되는 것이다. 이 중 반수가 결핵균에 노출된 지 1∼2년만에, 나머지는 길게는 수십년만에 결핵이 생긴다. 폐결핵이 가장 흔하긴 하지만 결핵은 늑막, 림프절, 내장, 신장, 척추, 뇌 등 신체 여러 곳에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폐결핵에 걸리면 기침, 가래가 증상으로 나타나나, 그냥 감기겠거니 하고 무심히 넘기는 사람이 많다. 간혹 가래에 피가 섞이거나 기침 중에 선홍 피를 쏟으면 그 때야 놀라 병원을 찾게 된다. 이와 함께 미열, 전신쇠약감, 피로감, 체중감소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흉부 엑스선 검사와 객담검사를 통해 결핵으로 진단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핵균배양검사도 꼭 해야 한다.

결핵은 잘 치료되는 병이다. 다만 인내가 필요하다. 다른 세균감염과는 달리 결핵은 장기간에 걸쳐 몇 가지의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1년 이상 약을 복용해야 했던 예전과는 달리 요사이에는 6개월 단축요법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이 또한 긴 세월임에는 틀림없다.

일부 환자들이 치료기간을 다 채우지 않거나, 처방된 약 모두를 먹지 않거나, 꼬박꼬박 복용하지 않아 치료가 실패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는 환자 자신도 고생할 뿐만 아니라, 항결핵제에 내성이 생긴 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돼 엉뚱한 사람도 고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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