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이야기 - 동맥경화 미리알기

2009.02.12 19:15:49

동맥에 기름이 끼기 시작하는 것(지방선조병변이라 한다)은 생각보다 일찍 시작하여 20대부터 발견할 수 있다. 나이(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가족력, 고혈압, 고지질혈증, 당뇨, 흡연, 운동부족, 비만 등의 위험인자에 의하여 이러한 병변은 가속화되면서 혈관의 내막에 산화된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지질단백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고 이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동맥이 두꺼워지고 단단해져 탄력을 잃게 된다. 이를 동맥경화라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협심증, 뇌졸중 등 동맥경화로 인한 후유증이 나타난 후에야 그 심각성을 실감하고 조심하게 되는데 사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동맥경화의 조짐을 미리 알 수 있으면 그에 따라 좀 더 세심하게 혈관이 나빠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동맥조영술로 동맥을 직접 보는 것이겠으나 그 자체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진단법이라 멀쩡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는 어렵다. 안전하면서도 동맥경화의 유무와 정도를 잘 찾아주는 진단법이 필요하다. 거기에 쉽고 비용도 얼마 들지 않는 경제적인 방법이라면 금상첨화이겠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 벽의 탄성과 복원력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심장에서 짜준 혈액이 단단한 동맥을 지나다 보니 혈류는 말초혈관에 빨리 도달하게 되고 이에 의한 반사파가 되돌아오면서 수축기 혈압의 후반에 압력을 더하게 된다. 이처럼 동맥경화가 진행될수록 동맥파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원리로부터 맥파전달속도를 측정하여 거꾸로 동맥경화의 정도를 알아보는 방법이 개발되어 있다. 실제로는 팔뚝과 발목부위에서 초음파센서를 이용하여 맥파의 전달속도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팔에서 잰 혈압과 다리에서 잰 혈압의 차이를 비교하여 하지의 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를 검사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요즈음 두 가지를 같이 측정하는 장비가 개발되어 있어 간편하게 동맥의 단단한 정도를 알 수 있다.

머리로 가는 큰 동맥인 경동맥을 초음파로 검사하면 동맥경화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경동맥의 분지부위가 동맥경화가 잘 발생하는 부위이므로 이 부분과 주위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동맥의 내막과 중막의 두께를 측정하면 동맥이 두꺼워지는 정도가 정상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간단한 검사 이외에도 삼차원 영상이 구현되는 CT검사로도 동맥을 간접적으로 영상화하여 관찰할 수 있다. 이 경우 동맥 특히 관상동맥에 칼슘이 침착되어 있는지의 여부와 얼마만큼 많이 침착되어 있는가, 어느 정도 딱딱한가가 앞으로 일어나는 관상동맥질환을 미리 예측하여 준다고 한다. 특히 열심히 위험인자를 교정하면서 생활하는 경우 이 칼슘치가 저하되기 때문에 더 신나게 예방수칙을 잘 지키게 되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비교적 간편한 검사로 동맥경화의 진행을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특히 위에 열거한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미리미리 자신의 동맥이 건강한지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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