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혈뇨

2008.03.06 21:31:18

김승택 교수

충북대병원 내과

오줌에 피가 섞이는 것을 혈뇨라한다. 실제로 오줌이 선혈처럼 붉거나 죽은 피처럼 갈색을 띠는 경우도있으나, 소변 색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서 소변검사에서 혈뇨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소변색이 붉어졌다고 놀라 병원을 찾는 분이 많은데 붉은 색의 소변이 모두 혈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소변이 농축돼 진하게 된 것을 혈뇨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는 날씨가 더워 소변양이 적어지거나, 피로가 누적되거나, 잠을 설칠 때에 잘 생긴다. 약물이나 음식물의 색소가 소변으로 빠져나오면서 소변색이 붉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황달, 용혈성빈혈 등에서도 소변이 붉거나 검어지기도 한다.

소변은 신장(콩팥)에서 걸러지는데 우선 피가 사구체라는 곳을 지나면서 노폐물이 물과 함께 사구체 밖으로 나간다. 이때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들, 즉 단백질, 적혈구 등은 걸러지지 않고 피 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일단 만들어진 소변은 신장에서 요관을 타고 방광으로 이동한 후 일정양이 모이면 요도를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이 소변의 생성과정과 이동통로에 이상이 있는 경우 적혈구가 소변으로 같이 나오게 되는데, 의학적으로는 소변을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고배율(400배)에서 시야당 3개 이상의 적혈구가 관찰될 때를 혈뇨라 한다.

혈뇨는 적혈구가 사구체에서 빠져나간 것인가(사구체성 혈뇨), 요관 이하에서 새는 것인가(비사구체성 혈뇨)로 나눠 생각한다.

사구체성 혈뇨는 편광현미경으로 보면 정상 적혈구 모양과는 달리 변형돼 있어 비사구체성 혈뇨와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사구체성 혈뇨는 정상적으로는 적혈구가 통과할 수 없는 사구체를 적혈구가 빠져나온 만큼, 신장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거나 또는 기능이상의 전조가 될 가능성이 많아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소변의 단백질검사, 신장기능을 알기 위한 혈액검사 등을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장조직검사를 해야할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신장기능도 정상이고 같이 동반되는 단백뇨도 없이 혈뇨만 있는 경우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이를 관찰하면 된다. 운동을 심하게 한 후에도 일시적으로 혈뇨가 나올 수 있는데 평상시에 괜찮다면 안심할 수 있다. 비사구체성 혈뇨는 소변이 이동하는 모든 곳의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요로감염, 신장 또는 요로계의 종양, 요로결석 등이 흔한 원인이다.

육안으로도 뚜렷한 혈뇨가 건강검진 상에서 우연히 발견된 현미경 하에서만 보이는 혈뇨보다 더 중한 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꾸어 말하면 혈뇨는 소변에 포함된 적혈구의 양에 관계없이 모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혈뇨가 발견되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무엇 때문에 혈뇨가 생겼는지를 정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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