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변비

2008.05.15 21:43:33

대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을 변비라 하지만 제대로 변을 본다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보통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변을 보기 때문에 변을 보는 기간이 길어지면 쉽게 변비가 아닌가 의심한다.

그러나 배변 기간도 워낙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어떤 사람은 대변이 너무 딱딱하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변을 볼 때 너무 힘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한다. 또 배변 후에도 아랫배가 계속 무지근하다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번에 완전히 밀어내지를 못하고 두세번을 화장실에 앉아야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위장과 소장을 지나는 동안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것이 대장으로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대장에 있는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영양분은 남김없이 흡수되면서 정말 찌꺼기만 남게 된다.

또 대장은 수분흡수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하루 평균 9ℓ나 나오는 소화관액 중 1ℓ 정도가 대장으로 내려오고, 이 중 0.8ℓ는 대장에서 흡수되고 나머지가 변으로 나오게 된다. 대장은 아침에 일어난 후 와 음식을 먹을 때 크게 수축하게 되는 데 이때 찌꺼기들이 아래로 밀려 내려가고 직장에 차였던 것은 밖으로 배출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변비의 원인도 여러 가지가 된다. 그러나 강조해 둘 것은 이미 오랜 세월 습관화 되어 있는 것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몇 십년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변을 보던 사람은 그것이 정상이다. 필자는 한번만에 일을 마칠 수 없어 두세번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는데 오래 전 부터의 일이라 크게 괘념치 않는다.

대장암, 갑상선기능저하, 또는 우울증 등 심각한 원인에 의한 변비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지만, 체중감소가 동반된다든지, 변에 피가 묻는다든지, 빈혈이 같이 있을 때는 철저한 검사가 요구된다. 배변습관이 근래에 많이 달라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변비의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적게 먹는 것이다. 날씬함에 병적인 집착을 가지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요즈음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일 것이다. 이 경우 수분섭취를 늘리고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에도 변비가 생기는데 물론 적당한 운동이 변비를 없애준다. 아침식사 후 변기에 무심히 15∼20분 정도 앉아 있는 것도 변비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필자가 보는 말기 암 환자 중에도 많은 분이 변비로 고생한다. 체력이 떨어져 누워 있을 수밖에 없고, 밥맛이 없으니 적게 먹는다. 여기에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면 장운동까지 저하돼 고통받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적절하게 변비약을 같이 복용함으로써 어느 정도까지는 변을 쉽게 볼 수 있다. 큰 문제없이 단순히 변비약에 의존하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변비약의 장기 복용하면 장운동이 저하를 가져와 정상적인 배변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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