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담낭질환(2)

2007.12.21 10:17:15

김승택 교수

이번 주는 전번 주에 이어 담낭에 생기는 질환에 대해 계속 살펴보기로 하자. 담석이 생기면 이 돌이 담낭에서 총담도로 나가는 출구를 막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담즙을 짜내기 위해 더 큰 압력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에는 담낭주머니가 늘어나 담낭벽이 손상된다. 동시에 담즙성분이 변화해 담낭손상을 더욱 더 부추기고 이어 세균 감염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급성담낭염이다. 증상으로는 우측 상복부의 통증과 함께 열이 나고 황달이 나타나게 된다.

통증은 담석 때와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지는 것이 아니라 더 심해진다. 속이 메스껍고 토하는 증상도 나타나 자칫 위경련, 급체 등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특징적인 증상과 진찰소견, 검사결과만으로도 급성담낭염은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담석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음파검사 등이 도움이 된다.

급성담낭염은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하면 75%의 환자에서는 대개 일주일내에 열도 떨어지고 황달, 통증도 없어진다.

그러나 25%의 환자는 내과적 치료로 좋아지지 않을뿐더러, 비록 좋아진 환자라 하더라도 1년 내에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4명 중 1명에 이르기 때문에 급성담낭염은 수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전에는 배를 열고 담낭을 제거하는 비교적 큰 수술이었으나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발달한 지금에는 커다란 상처없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수술이 됐다. ‘쓸개빠진 사람’이란 좋지 못한 어휘가 있긴 하지만 쓸개제거수술을 하더라도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뿐더러 ‘쓸개 빠진’ 줏대없는 사람이 되지도 않는다.

초음파검진이 늘어나면서 담낭 안에 조그마한 돌기(융종이라 한다)가 발견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연구결과로는 전 인구의 약 5% 정도가 담낭융종을 가졌다고 추정된다. 이는 다른 담낭질환과는 달리 남자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은 더 이상 자라지도 않고 그대로 있어 치료할 필요가 없으나, 융종의 크기가 1cm 이상으로 크거나, 다음 초음파검사에 점차 커지거나, 담석이 같이 있거나, 나이가 50세 이상이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낭암을 위시해 담도에 생기는 암은 50대 이후에 주로 걸리는 암으로 간흡충과 같은 기생충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위험성이 높아진다. 요사이는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사람도 드물고, 간흡충을 박멸하는 효과적인 구충제도 나와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간흡충 감염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몸이 노래지고(황달), 대변색이 옅어지고(흰색 쪽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 담도암의 주요 증상이다. 담도암은 초기에 진단하기가 무척 어렵다. 복부초음파검사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진 후에는 내시경초음파, 담도조용술 등을 동원해 찾아낼 수 있으나, 이 때에는 이미 완치되기가 어려울 정도로 번져 있는 경우가 많다.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나 10명 중 2명 정도만이 암을 들어 낼 수 있을 정도이며, 완치율도 10∼30%에 지나지 않는 매우 어려운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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