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뇌의 타박상

2008.01.10 22:56:14

김승택 교수

충북대병원 내과

고 최요삼 선수의 불행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나에게도 깊은 감동을 줬다. 그는 갔지만 그의 정신은 장기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을 통해 계속 이어질 것이다.

뇌는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장기로 모든 생명활동을 관장하는 곳이다. 따라서 이 중요한 장기는 두개골(해골이라고도 부르는)이라는 튼튼한 뼈 속에 보호되고 있다. 머리가 교통사고, 타박상 등으로 심하게 충격을 받으면 뇌는 두개골 안에서 직접 충격을 받을 뿐 아니라 반작용으로 반대편으로 이동하면서 그곳의 두개골에 부딪히게 된다. 심하게 부딪히지 않는 경우에는 뇌가 아무런 손상없이 단지 흔들리기만 하는데 이를 뇌진탕(말 그대로 ‘뇌가 흔들렸다’라는 뜻이다)이라 한다. 이 경우 환자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말짱히 깨어난다. 의식을 잃는 동안 체온과 혈압이 떨어져 얼굴이 백지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뇌진탕 후에도 수주에 걸쳐 일시적으로 건망증, 어지러움증, 두통,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더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경우 뇌가 두개골 내에서 부딪히면서 뇌실질부에 출혈이 일어나 멍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뇌좌상이라 부른다. 의식장애가 계속되거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거나, 갑작스럽게 한쪽이 마비되는 경우에는 이를 의심해 봐야 한다. 뇌가 멍이 들어 뇌의 부피가 커지게 되며 뇌압이 상승하게 되는데 튼튼한 두개골 때문에 상승된 뇌압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이차적인 뇌손상이 더 생긴다. 심한 경우 뇌의 일부가 척수 쪽으로 빠져나가 생명을 잃는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타박상에 의해 두개골이 파괴되면(두개골골절), 뇌 안으로 출혈될 수 있다. 두개골 골절이 아니더라도 심하게 충격을 받으면 뇌혈관이 손상돼 출혈하게 되는데 이를 뇌내 출혈이라 한다.

부위에 따라 뇌를 싸고 있는 경막 외에 출혈하는 경막외 출혈과 경막내 출혈로 나눌 수 있는데 경막외 출혈은 빨리 응급 수술로 고인 피를 제거해 주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정도로 심각하다. 경막내 출혈은 경막외 출혈에 비해 서서히 진행하는데 시기에 따라 급성(72시간내), 아급성(2∼10일), 만성(수일∼수개월)으로 나눈다. 위급한 경막외 출혈의 경우에는 나빠진 의식이 돌아와 가벼운 뇌진탕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으나, 출혈이 지속되면서 의식은 다시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뇌에 충격을 받은 환자는 경중을 떠나 빨리 병원으로 옮겨 적절한 조치를 받게 해야 한다. 이것만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모든 환자는 척추의 손상도 같이 받았다고 가정해 머리를 조금 높은 상태(15 cm)에서 고정시키고 119를 호출해 도움을 받자. 의식이 저하되는 환자는 숨을 깊고 빨리 쉬라고 격려하면 뇌압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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