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의 건강상식 - 우울증

2009.04.02 18:36:40

<김승택 교수 건강칼럼>우울증비록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소식만이 언론에 부각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1년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25명 정도 된다. 이는 자살 왕국이라는 일본의 18명 정도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 특히 한참 일할 나이인 젊은 층에서 자살이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자살의 원인이야 아주 다양하겠지만 요즈음 부쩍 오르내리는 질병이 우울증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희로애락이 교차한다. 따라서 가끔 일시적으로 우울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 이별 등에 슬픈 감정이 생기고 의기소침해지지 않는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감정이 오래도록 지속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감에 따라 조금씩 희석되고 나아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서는 이러한 감정이 기폭제가 되어 병적인 우울증을 일으킨다. 가족 간의 갈등, 직장을 잃는 것 등 심한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첫 단추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런 단서 없이 심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어떤 환자는 우울증에 의한 두통, 수면장애 같은 증상을 단순한 신체적인 문제로 생각하여 그때그때 대증요법에만 의지할 뿐, 이 증상이 우울증에 의한 것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은 왜 생기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까지 없다. 다만 요즈음 뇌과학의 발전에 따라 뇌 안에서 신경사이에 정보를 전달하는데 메신저 역할을 하는 물질(신경전달물질이라 한다)의 불균형이 원인이 된다는 설이 예전부터 이야기되던 심리학적 기전(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우울한 생각을 악화시켜 결국은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설)을 대신해 유력한 기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상적으로도 느끼는 우울한 기분과 병적인 상태인 우울증의 한계도 약간은 모호하기는 하지만 슬픔, 절망감, 무력감, 죄책감 등의 우울한 기분이 얼마나 심한지, 또 얼마나 계속되는 지, 이러한 감정으로 인하여 체중감소, 식욕부진, 수면장애 등이 동반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지, 이런 감정으로 죽어버리고 싶다든가 하는 생각이 드는지 등을 잘 살펴보면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우울증이 약물, 내분비질환 등에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런 원인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우울증의 경우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잘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 환자의 약 반수에서는 처음에는 가벼운 우울증으로 시작하고, 가벼울 때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조절되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은 어려운 병은 아니다. 약물요법과 정신치료를 병행하면 우울증환자의 80-90%는 완치된다. 즉, 치료를 열심히 받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개인은 외로운 존재가 되면서 우울증은 상당히 흔한 병이 되었다. 통계에 의하면 일생동안 심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5% 정도 된다 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두 배 이상 많이 걸린다. 그러나 항상 믿고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든든한 이웃들이 많을수록 우울증은 사라진다. 가족, 친지, 친구, 사회공동체의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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