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돌연사

2009.02.05 19:10:27

며칠 전 우리나라 고위관리가 과로사로 타계하였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구정연휴에도 불구하고 매일 출근하여 업무를 보다가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더욱이 이곳 출신의 엘리트관료라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언론에서는 과로사라고 표현하였으나 의학적으로 보면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보아 돌연사라고 추정된다. 흔히들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죽었다"라고 말하는 돌연사란 예측하지 못했던 급성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내에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자연사를 말한다.

뇌출혈, 대동맥파열, 폐색전증, 소화관출혈, 심한 각혈, 이물질에 의한 질식 등 돌연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심장마비"라는 표현이 나타내듯 대부분은 심장의 이상에 의하여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것이다. 갑자기 사망한 사람들을 부검해 보면 80% 정도는 관상동맥질환이 원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물론 정말 아무런 증상도 없다가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있으나 이런 경우는 흔치 않고, 수일 또는 수개월 전부터의 흉통, 호흡곤란, 피로감 등의 전조증상이 있었다는 주위사람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대부분 별 일 아니겠지 하고 지내다가 변을 당하는 것이다. 동맥경화로 좁아져 있던 관상동맥에서 갑작스럽게 동맥경화 부위가 찢어지고 주위에 혈전(피떡)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동맥전체가 막히게 되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심장근육에 피가 가지 않아 심장이 뛰지 못해 혈압이 뚝 떨어지는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어 사망하게 된다. 또는 갑작스러운 관상동맥의 변화로부터 부정맥이 유발되어 심장을 규칙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들게 되면 심장기능이 정지되어 사망하는 것이다.

돌연사를 부를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돌연사 상태에서 소생한 사람, 부정맥(특히 심실빈맥) 병력이 있는 사람, 심부전증 환자 또는 돌연사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이다. 또한 돌연사는 동맥경화가 근본원인인 만큼, 동맥경화의 위험인자, 즉, 남성, 흡연, 당뇨병, 고지질혈증, 고혈압, 비만, 운동부족 등이 문제가 된다. 여기에 스트레스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나이가 웬만큼 들어 애들도 장성하고 손주들도 보고나서, 즉 천수를 다하고 어느 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그야말로 "구구팔팔이삼사"에 해당하는 복 받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참 일할 나이에 갑자기 요절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적당히 휴식을 취하여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하고, 좋은 먹거리 습관을 유지하고, 금연, 절주로 평소에 건강을 챙기자. 소위 워크홀릭(일에만 모든 신경과 시간을 쏟는 사람)들은 이번 일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매일 한 시간씩만 운동하고 30분씩 가족과 대화 했었으면" 하고 눈물짓는 유족의 아픔에서 교훈을 찾자.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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