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A형 간염

2009.06.04 19:12:46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질병에도 해당된다. 필자가 병원수련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A형 간염은 교과서에서나 읽었지 실제 환자는 접한 적는 질환이었다.

급성 간염하면 모두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던 시절이었다. 환경이 좋지 않고 서로 비비면서 살다보니 A형간염바이러스에는 누구나 노출되어 어릴 때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기 때문에 청년기가 되어 발병하는 A형 간염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A형 간염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심지어 사망하는 예까지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도에 비하여 2008년에는 칠천팔백여명이 발병하여 일년만에 3배이상 증가하였고 2009년에도 6개월간에 벌써 오천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A형 간염은 환자의 변으로 나온 바이러스로 오염된 음식 등에 의하여 전염된다. 일단 몸 안으로 들어가면 간에서 증식하게 된다. 약 한달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간염증세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감기몸살에 걸린 듯 나른해지고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고, 관절이 아프다. 또 입맛이 없어지고, 메스껍고 토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로 1-2주를 지나면 소변색이 검게 변하고, 변색이 허옇게 되며 이어 몸이 노래지는 것(황달)을 알게 된다.

황달이 생기면서 앞서의 증상들은 대부분 사라지거나 경해진다. 이때 진찰해 보면 간이 붓고, 상복부 부위에 압통을 볼 수 있다. 간기능검사의 여러 지표가 최고조로 나빠지는 것도 이 시점이다.

대부분 안정만 하면 황달이 빠지면서 점차 원기를 되찾게 되는데 늦어도 1-2개월 안에 증상이 없어지고 간기능검사 수치도 정상화 된다. 사람마다 앓는 정도가 달라 별 증상없이 지나는 경우도 있고 혹독하게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A형 간염은 B형 또는 C형 간염의 경우와는 달리 만성간염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급성 간염-만성 간염-간경화-간암의 코스를 밟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에서는 황달과 간기능 검사의 이상이 1년 정도까지 오래 지속되어 걱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멀쩡히 나았다고 생각하였는데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이들도 결국은 완전히 좋아진다. 전격성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가 일제히 죽어나가는 것으로 간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생명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환자는 급격히 황달이 심해지면서 정신이상(간성 혼수), 복수, 전신 부종, 뇌부종 등을 겪게 된다.

다행인 것은 전격성 간염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B형 간염에 가장 많이 발생하나, A형 간염의 경우에도 나이가 많은 사람,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 등에서 간혹 발생하여 생명까지 잃는 일이 생긴다.

A형 간염은 대변에서 구강으로 전염되는 병인만큼 철저한 위생관리로 피할 수 있는 질환이다.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익혀 먹는 것은 어느 수인성 전염병과 마찬가지이다. 예방접종도 가능하다. 특히 동남아 등 A형간염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예행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다. 지속적으로 발생빈도가 늘면 아예 소아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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