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난청

2009.03.05 18:22:43

누구나 늙는다는 소리는 듣기 싫을 것이다. 그러나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찾아오게 되는데 가장 많은 것이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이게 되는 것일 것이다. 이는 워낙 흔하고 또 이르면 40대에 넘어서면 생기는 현상이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다음으로 나이가 더해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가는귀가 먹는 것인데 이 노인성 난청이 생기면 모두 상당한 충격을 받는 것 같다. 돋보기는 끼면서도 보청기를 하자고 하면 기를 쓰고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도 미루어 볼 수 있다.

우리가 듣는 소리는 공기 진동을 통하여 전달되는데 귓바퀴로 모아진 진동이 좁은 구멍을 타고 고막에 전달된다. 이 과정을 거쳐 증폭된 소리는 중이를 거쳐 소리를 느끼는 신경(청각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내이에 도달하고 자극된 청각신경의 신호는 뇌로 전달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남이 낸 "아" 라는 소리를 "아"로 알아듣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모든 신체기능이 노쇠화하면서 청각기능도 쇠퇴하는데 별 이유없이 65세 이후의 사람에게서 양쪽 귀의 청력이 같이 저하되는 것을 노인성 난청이라 한다. 통계에 의하면 노인성 난청은 해당연령층의 38%까지 보고되고 있는 아주 흔한 질병이지만 대부분 나이 탓이려니 하고 무심히 지낸다. 실제로는 고음영역에서 청력감소가 먼저 일어나고 또한 어디에서 나는 소리인지 방향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다. 남자에서 여자에 비해 일찍 시작되고 청력감소가 더 심하게 된다.

음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주위에서 대화하는 것을 못 듣게 되고 이해할 수 없게 되면 더불어 대화에 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외로운 판에 더욱 고립되게 된다. 보청기를 끼는 것을 창피해하고 정말 불구나 되는 듯이 피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요사이는 작고 성능 좋은 보청기가 많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알맞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렇게 귀한 청력인데 젊다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요사이 귀에 이어폰을 끼고도 옆에서도 들릴 정도의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사람을 보게 된다. 정상적인 대화 때의 소리 강도가 약 60데시벨 정도 되는데 시끄러운 작업장, 트럭소음 등은 90데시벨 정도 된다. 이런 소음 속에 하루 8시간 정도 노출되면 청력감소가 유발되는데 이를 소음성 난청이라 한다.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으로 귀를 쉬게 하면 청력이 회복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 청력은 회복되지 않는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는 볼륨을 최대로 올렸을 때 100 데시벨을 넘다고 하는데 이를 허구한 날 들어대면 영구적인 소음성 난청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나빠질 귀인데 미리 나빠지게 기도할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다. 건강도 젊었을 때부터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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