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교수에게 듣는 건강상식 - 장바이러스

2009.05.28 18:55:08

신종 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인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수족구병이 창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바야흐로 바이러스 전성시대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자와 몇몇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가장 간단한 생명체이다. 바이러스는 혼자서 살아가거나 증식할 수 없다. 다른 생명체의 세포내로 들어가 그 세포의 생명장치를 이용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고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 증식한다.

이 때 이용된 세포는 손상을 입어 결국에는 죽게 된다. 바이러스는 전 생애의 대부분을 세포내에서 보내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공격하려는 약물에는 감염된 세포도 손상을 피할 수 없다. 또 단기간에 유전자의 변이도 자주 일어나 원래 약물이 목표한 표적도 재빨리 변하게 되어 약물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렇게 치료하기 어려운 바이러스질환의 대부분은 약하게 지나간다는 점이다. 감기가 좋은 예이다. 심하게 훌쩍거리고 기침하기도 하지만 감기로 죽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 바이러스질환은 예방접종이 효과적이다. 천연두는 예방접종 때문에 사라진 병이 되었고, 소아마비, 홍역 등도 이제는 보기 어려운 질환이 되었다.

요즈음 보도되고 있는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enterovirus)가 원인이다. 장바이러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위에 언급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장에 서식하기 때문에 전염은 변에 오염된 물건, 물, 음식물 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수족구병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번 돌면 주위 어린이 모두가 앓게 된다. 처음에는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입맛이 없어지고, 나른해지면서 열이 난다. 이어 입 안, 혀에 조그마한 물집이 잡히는데 상당히 아프다. 손등에도 물집이 잡혀 커진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발에도 물집이 나타나 수족구(手足口)병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1998년도 대만에서 수천명이 이 병으로 고생하였다는 기억이 새롭다. 일주일 정도면 물집도 사라지면서 낫는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뇌막염, 사지마비, 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폐에 물이 차거나(폐부종) 출혈하는 경우(폐출혈)에는 사망하기도 한다. 사망예는 주로 5세 미만의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이 들이다.

수족구병을 비롯한 장바이러스 질환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아이들이 밀집된 환경에서 생활할 때 잘 발생한다.

우리가 못 살았던 때를 떠올리면 되겠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환경에서 걸리는 소아마비인 경우, 어린 나이에 많이들 걸리기는 하지만 "마비"까지 가는 경우는 드문 반면, 소위 환경이 좋은 경우에는 나이가 들어서 발병하고 "마비"도 잘 생긴다. 대공황이 연상되는 경제사정 때문에 요즈음 부쩍 회자되는 뉴딜정책을 편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좋은 예로 장년에 수영 후 걸린 소아마비로 평생 고생하였다.

수족구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깨끗하게 씻고, 물과 음식물은 끓여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출 후나, 애들 기저귀를 갈아준 다음에는 꼭 손을 씻어야겠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모든 질환의 예방법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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