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홀로 나는 여름 한낮의 재미가 좋다. 고향 집 담장이 그대로 풍경이다. 짐작 어려운 세월의 깊이를 품는다. 파란 하늘이 비갠 풍경을 강조한다. 노란 수세미 꽃에 생기가 돈다. 저마다 비율로 삶에 한 몫 한다.
고운 선과 부드러운 면이 어울린다. 수백 년 변치 않는 선과 면이다. 멀리 누각 두 개가 교차해 보인다. 비오는 날이면 자주 소란스럽다. 누각에 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다. 발아래로 강물 벼랑길이 이어진다.
절제된 고색창연함에 반한다. 살아 있는 과거에 깊이 빠져 든다. 소원 빌고 떠난 자리를 확인한다. 수많은 이야기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딘가에 남아 흔적으로 웅변한다. 누군가 추억이 기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