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7월 28일)

2016.07.27 18:12:07

[충북일보] 주방계곡을 따라 오른다. 계류가 순하게 흐른다. 따라 가는 길도 순하다. 수억 수조의 초록이 살랑댄다. 사이사이로 큰 벼랑이 보인다. 깜빡이는 찰나마다 연속동작이다. 마침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주왕굴의 실루엣이 선명하다. 공기는 시원하고 고요하다. 어둠 속 굴 공기가 제법 차다. 살짝 비켜든 햇살이 환호한다. 뒤편으로 암벽이 가로막고 선다. 촛농 신경 쓰며 조심히 다가간다. 주왕의 고난을 떠올리며 기도한다.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온다. 걸음을 돌려 주왕암으로 내려간다. 절벽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좁은 틈으로 하늘길이 난다. 하늘 어딘가로 이어질 것 같다. 검은색을 띤 암벽이 축축하다. 주봉을 향해 발걸음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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