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7월 장마가 길고 지루하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계절이다. 그저 휴가 떠날 날만 손꼽는다. 호박잎에 다시 비가 떨어진다. 피다 만 호박꽃이 화들짝 놀란다. 안에 숨었던 새가 후드득 난다. 눅눅한 마음이 새를 따라 간다.
속리의 세상으로 난 길에 든다. 길고 긴 고갯길을 따라 간다. 속리의 어떤 곳에 멈춰 선다. 뉘엿뉘엿 석양빛이 힘을 다한다. 해거름에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현실 세계가 아득해진다. 감동의 여운이 이어진다.
모난 마음을 둥글게 두드린다. 한 없이 순하고 부드럽게 한다. 짓눌린 마음이 점차 사라진다. 풍경이 아늑하고 푸근해진다. 넉넉한 어머니 모습으로 보인다. 따로 일러주지 않고 걷는다. 속리의 세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