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속리산으로 차머리를 돌린다. 외속리에서 내속리를 거쳐 간다. 505번 지방도로가 한적하다. 삼가천과 서원계곡을 끼고 달린다. 멀리 속리산 암봉들이 펼쳐진다. 하늘 풍경이 고즈넉하다.
개울을 끼고 선병국 가옥이 보인다. 삼가천 물줄기 가운데 섬이다. 연꽃이 물에 뜬 부용화 같다. 정이품송의 품위가 아직 건재하다. 600년 풍상을 꿋꿋이 견딘다. 오리 숲을 지나 법주사로 든다.
새로 난 '세조길'이 온순하다. 신선이 거니는 산책로다. 산과 산 사이 계곡물이 맑다. 고아한 물소리가 때를 씻어준다. 한낮 더위를 식히는 청량제다. 세심정까지 조용히 걷는다. 잠깐 동안 탈속의 멋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