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7월 14일)

2016.07.13 18:16:55

[충북일보] 비로산장까지 길이 부드럽다. 내면을 응시하며 똑바로 걷는다. 계곡과 더불어 순하게 이동한다. 무념의 걸음을 유도하는 길이다. 나무 그림자가 계곡물에 묻힌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제 발짝 소리만 들으며 걷는다. 관성처럼 떠밀린 삶을 버린다. 자연의 섭리를 삶으로 가져온다. 호젓한 자연과 만나기를 반복한다. 때때로 멈춰 새소리를 듣는다.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무심히 걷다 보니 상고암이다. 갑자기 밖이 아닌 안을 생각한다. 옳은 건지 그른 건지 골몰한다. 세상사는 이치를 궁구한다. 거짓말처럼 산정에 다다른다. 걷고 또 걸으니 답을 얻는다. 꽃을 피운 원추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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