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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랑방 변신' 동네 서점 생존기

증평 동아서림 등 도내 서점들
저자와의 만남·모임 장소 제공
7년간 지역 작가 책 4천권 판매
책 파는 가게->소통·상생 공간

  • 웹출고시간2023.07.31 21:00:15
  • 최종수정2023.07.31 21:00:15

충북 증평에서 '동아서림'을 운영하는 이근희(36)씨가 진열장의 책을 정리하고 있다.

ⓒ 김민기자
[충북일보] 충북도내 서점들이 지역 내 문화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면서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촉면을 넓혀 생존 전략을 세우는 모양새다.

31일 이근희(36)씨는 증평에서 딱 하나 남은 책방 '동아서림'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처음 개업했던 35년 전만 해도 증평에서 다섯 곳 이상의 책방이 한데 어울려 장사를 했다고 한다"면서 "동아서림이 증평에서 홀로 간판 불을 켜게 된 지는 10년 정도 지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아서림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던 배경으로 '상생'을 기치로 내건 경영 철학을 꼽는다.

동아서림 진열대 곳곳에 '증평고등학교'나 '증평중학교' 등의 교명이 적힌 팻말이 세워두거나 손님마다 좋아하는 도서 장르를 묻는 이유도 이 같은 경영 철학에 기반한다.

이씨는 "동아서림이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학교·기관 같은 집단별로 주로 찾는 책을 보다 더 찾아보기 쉽게 진열하고 있다"며 "이 밖에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을 위해서는 관련 서적을 추천하거나 신간을 들여올 때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도내 서점들은 지역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힘을 쏟는 추세다.

청주 열린문고나 우리문고, 꿈꾸는책방 등의 서점은 가게 내부를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해 '저자와의 만남'을 주선한다거나 '독서 모임'의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 출판·서점 관계자들로 구성된 상생충BOOK협의회는 지난 2016년부터 베스트셀러 진열장 옆에 지역 작가들의 출간물을 배치·소개하는 '상생충북(BOOK)' 운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에서 지역민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다만 서점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들면서 문화 사업이나 지역 작가의 판로를 확대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임준순 청주시서점조합장은 "충북의 출판·서점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은 지 7년 만에 4천 권이 넘는 지역 작가들의 책이 지역민들에게 조달됐다"며 "지역 서점이 더 크고 넓은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려면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충북도는 서울·인천·경기 등의 뒤를 이어 늦게나마 이달부터 '지역 서점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역 서점 인증제는 공공기관이 도서를 구입할 때 인증받은 지역 서점에 판매 우선권을 부여하는 사업이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문화 소비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연간 3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문화소비 365' 사업에 지역 서점을 포함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지역 서점 활성화 정책은 이제 막 첫발을 떼는 단계인 만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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