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2013.02.18 18:39:21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영화관이 소란스럽다. 여기저기서 아기들이 울고불고 야단이다.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들이 북적인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서슴없이 가슴을 드러내고 아기에게 젓을 물린다. 어떤 엄마는 우유병을 흔들어 분유를 탄다. 옆의 아이가 아무리 시끄럽게 울어대도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는다. 오히려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가득하다. 관람석을 가득 채운 젊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편안하게 영화를 즐기고 있다. 지난 해 8월, 영화 가수 비가 주연해 유명해진 국내영화 '리턴 투 베이스'를 보러온 엄마들의 모임인 '맘스캠프' 풍경이다. '맘스캠프'에서 이번 '영화보기'행사에 참여한 회원은 모두 200여명이다.

"정말 2년 만에 처음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어요. 오랜만에 소원 풀어서 행복했습니다. 쿠키까지 주어서 더욱 좋았어요. 앞으로 이런 모임을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달팽이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회원이 남긴 영화관람 후기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맘스캠프' 김선영 회장은 "아기 때문에 자유롭지 않은 엄마들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아기 엄마가 되는 것은 놀라운 축복입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아이가 성장하기까지의 엄마의 삶은 힘겹고 어려운 길입니다."라며 "숭고한 엄마의 길을 지금보다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아기를 가진 엄마들의 모임인 '맘스캠프'는 2005년 11월 처음 개설되었다. 그 당시 회원은 불과 100여명이었지만 현재 가입 인원 2만3천명을 자랑하는 막강한 엄마들의 캠프로 성장했다. 2011년에는 네이버대표카페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가 스스로 행복이라는 감정을 지각하는 것은 약 3세부터라고 한다. 작년 한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만 3세 이하 아이들의 66%가 보육 시설에 맡겨지고, 이 중 84%는 3세 이전부터 보육 시설에 간다.'고 한다. 반면 영국이나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는 3세 이전 아이를 엄마가 직접 키우는 비율이 70%라고 한다.

임상심리전문가 이현수 박사는 "아이가 하루에 부모에게 원하는 시간은 3시간이다."라며 "이 시간이 바로 아이가 제대로 자라기 위한 매직타임이다. 하루 최소 3시간 부모의 온도와 냄새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란다."라고 말한다. 이박사가 20년 간 상담실에서 만난 수만 명의 아이들, 삶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아이들이 가장 원했던 것은 '엄마 냄새'라고 말했다. 그런데 '엄마냄새'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겠는가. 행복한 엄마만이 향기로운 엄마냄새를 풍길 것이다. 결국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엄마가 만드는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의 저자 기타무라 도시코는 "이 시대 교육은 아이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일 뿐 아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다."라며 "진정한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는 엄마의 행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런 면에서 '맘스캠프'에서 추구하는 '행복한 엄마 만들기'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는 아기 가진 엄마들이 직접 나서기 전에 공공기관에서 서둘러 지원해주고 육성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것은 이 나라의 백년대계의 기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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