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복대동 '빠네파스타(pane pa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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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 10:52:04

[충북일보] 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빠네(pane)가 파스타와 붙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바게트볼의 속을 파내고 빵을 그릇삼아 크림파스타로 속을 채운 음식이다. 빵 그릇 속의 면을 먹다가 뚜껑처럼 덮인 바삭한 빵을 뜯어 소스에 묻혀 먹기도 하고 면을 넣기 위해 긁어 낸 뒤 따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이 된 안쪽 부분의 빵을 한입 곁들이기도 한다. 면을 모두 먹는 동안 소스가 흠뻑 스며들어 촉촉해진 빵 그릇도 접시에 남은 소스와 함께 남김없이 즐길 수 있다. 한가지 빵을 서너가지 식감으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빠네파스타의 매력이다.
20대 초반부터 요식업계에 들어선 이철우 대표는 일식, 양식, 한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주방과 홀을 오가며 일을 배우고 서울과 청주를 번갈아 가며 한계가 올 때마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했다. 웃을 일 없었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아이들의 웃음에서 기쁨을 얻었다. 그저 아이들의 웃음을 보고 싶어 분식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한 덕에 컨설팅 회사에도 몸을 담았다. 다른 이들의 시작에 경험을 녹인 메뉴와 힘을 싣다보니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 한참을 메뉴 개발과 상권 분석 등에 시간을 투자하다 또 다른 시장을 찾은 것이 자신만의 빠네파스타다.
청주 복대동 빠네파스타의 메뉴는 자극적이지 않다. 맵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자극 메뉴를 내세운다. 매장에서 부모님과 같은 그릇을 공유하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다. 모든 메뉴에 들어가는 소스는 철우씨가 직접 만든다. 과정을 볼 수 없는 완제품을 온전히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이 되는 육수는 가장 공들여 끓이는 음식이다. 야채와 버섯, 허브 등 10여 가지 재료로 오랜 시간 끓인 뒤 하루 숙성을 거쳐 베이스로 사용한다. 소스만 먹어도 은은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아침마다 장을 봐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 해산물 등을 공수하고 본연의 맛에 철우 씨의 감각을 얹어 조리한다.

버섯을 볶은 뒤 갈고 크림과 섞어 끓이는 스프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4시간 이상 소요되는 비프라구 소스는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피자에 찍어먹는 방법을 스스로 개발해 금세 바닥을 드러내는 메뉴다.

파프리카와 케첩 등을 섞어 소스를 만드는 투움바크림 빠네나 트러플 오일의 풍성한 맛이 담긴 트러플크림빠네, 명란과 토마토소스가 이색적인 명란로제 빠네 등 다양한 빠네파스타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빠네파스타 하면 단순히 크림소스 생각하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부재료를 활용한 메뉴가 있어 여러 번 먹어도 새로운 맛에 도전할 수 있다. 매운맛을 찾는 이들을 위해 개발한 마라크림빠네는 마라소스를 섞어 만든 빠네파스타만의 이색 메뉴다.
크림소스가 많은 가게 특성상 가장 잘 어울리는 에이드도 준비했다. 레몬과 베리, 패션후르츠 등 직접 담근 상큼한 수제청이 자칫 무겁게 남을 수 있는 크림의 뒷맛을 상쾌하게 마무리한다.

고기를 손질한 뒤 2~3일 숙성을 거쳐 로즈마리와 함께 최적으로 굽는 채끝등심스테이크는 지미추리 소스와 함께 낸다. 야채와 버섯, 홀그레인 소스가 고기의 풍미를 살린다.

피자와 샐러드 등 파스타와 함께 즐길만한 메뉴도 신경썼다. 건무화과의 단맛과 피칸의 씹는 맛을 더한 무화과고르곤졸라, 발사믹과 트러플로 맛을 낸 발사믹트러플, 페파로니와 양파, 토마토가 듬뿍 올라간 페파로니어니언, 베이컨허브와 마르게리따 등 다섯가지 피자가 준비된다.
오븐에 한번 구워 집에서도 눅눅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빠네파스타의 매력에 가까운 곳에서의 배달 주문도 이어진다. 두 손으로 채 감쌀 수 없는 큼직한 빵 속을 가득채운 고소한 파스타가 빵 그릇과 함께 사라진다. 푸짐하게 쌓였던 빠네파스타 접시에 진짜 그릇과 약간의 소스만 남는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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