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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미평동 '춤추는 향기나무'

#장애인보호작업장 #춤추는 #원두도소매 #강뉴 #커피

  • 웹출고시간2020.10.06 16:28:32
  • 최종수정2020.10.06 16:28:32
ⓒ #춤추는향기나무
[충북일보] 향긋한 커피향이 건물을 가득 채운다.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는 커다란 로스팅 기계 옆에는 원두의 계량과 포장을 돕는 이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한편에 마련된 작업 공간도 분주하다. 각각의 제품을 포장하는 손길이다. 사람이 오는 줄도 모르고 집중하는 작업자들의 손에서 예쁘게 라벨을 입은 강뉴 더치커피 병이 줄을 잇는다.
'강뉴'는 청주에서 생산하는 커피 브랜드다. 춤추는 향기나무가 상표권을 가진 이 이름은 따뜻하고 강한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상징한다. 커피의 고장 에티오피아 황실 근위대 '강뉴'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해 전승을 거뒀다. 식민지를 경험한 에티오피아는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도움이 필요한 나라가 있다는 소식에 기꺼이 파병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우리를 도왔던 강뉴는 200번 이상의 전투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보화원이라는 고아원을 설립해 한국의 전쟁 고아들을 보살피기도 했다. 어려움 속에서 감동을 안긴 이야기를 브랜드명에 담은 것은 커피를 통해 중증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춤추는 향기나무가 스스로를 세우는 다짐이기도 하다.
춤추는 향기나무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이다. 지난 2009년부터 청주 사창동에서 춤추는 향기나무·춤추는 북카페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던 이 곳은 카페로 시작해 중고 서점의 역할도 했다. 장애인들을 교육해 바리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13년부터 로스팅을 시작했다. 원두를 직접 볶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새로운 수입 창출에 나선 것이다. 전문적인 로스팅을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했다. 현재는 로스터 등 4명의 커피 전문가가 함께한다.

생두를 소분하고 볶아진 원두를 계량하거나 포장하는 일은 장애인들이 맡는다. 바리스타의 역할을 온전히 해낼 수 있기까지는 대략 3년 간의 교육과 연습이 필요하다. 춤추는 향기나무에서 훈련을 거쳐 외부의 사업장으로 취업하는 이들도 있다. 그동안 사회로 진출한 장애인 바리스타는 15명 정도다.

춤추는 향기나무는 좋은 일을 함께 나누자는 배려를 강요하거나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좋은 원두를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의 품질로 승부한다. 누구에게나 '괜찮은 커피'로 인정받을 '강뉴 커피'를 만들 뿐이다.

티백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커피백이나 드립백 등 강뉴의 제품은 컵과 따뜻한 물만 있으면 된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액상스틱과 믹스커피, 블랙커피 등도 생산한다. 맛있는 강뉴 커피를 찾으면 자연스레 장애인들을 돕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곽희철 원장은 춤추는 향기나무를 '안전한 일터', 바깥 세상을 '완전한 일터'로 칭한다. 이곳에서 무리없이 일을 해내던 이들도 바깥에 나가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정해진 일 이외의 일들을 함께 소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적응하지 못하고 처음과 같은 상태로 돌아오는 훈련생을 볼 때면 안전과 완전 사이에서 곽 원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춤추는 향기나무는 단순히 장애인작업장이 아니다. 일상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보호' 작업장이다. 하루 3시간의 노동 이외에도 하는 일이 많다. 이곳에 모여 비슷한 다른 이들과 함께 사회를 겪어보고 익숙해 질 수 있도록 연습을 반복한다. 그들의 노동으로 얻어지는 것은 생산물 뿐 아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보상이고 즐거움이다. 재촉하고 나무라는 이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함께 완성하는 따뜻한 일터다.
강뉴 커피를 포장하는 이들의 마스크 너머로 웃음이 머문다. 그들의 손길은 커피 볶는 소리에 맞춰 춤을 추듯 움직인다.

기꺼이 사회의 일원이 된 이들은 각 가정의 힘이다. 가정의 행복은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돌아온다. 일상 속 커피 한잔의 여유가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강뉴 커피는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 모두에게 향기와 온기를 전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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