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 배출량 1위, 빨래

2024.05.12 14:51:12

이한솔

프로덕트스토리지 대표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은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긴 길이가 1㎚(나노미터)~5㎜ 크기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음식을 싼 포장지나 비닐류, 티백, 물티슈, 옷 등에서 만들어져 오염된 흙에서 나는 식물, 바다의 천일염, 생선으로 이동하며 이 외의 무수히 많은 루트를 통해 인간의 몸으로 흡수된다. 이렇듯 미세 플라스틱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먹이 사슬을 통해 사람과 생물의 몸 속에 축적된다. 수돗물은 물론 정제된 생수와 다양한 음식에도 미세 플라스틱은 검출되며, 공기 중에도 존재하여 호흡할 때 마시게 된다. 일회용품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때도 용기에서 배출된 극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체내에 유입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몸에 축적되어 암을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다양한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져 전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외의 조사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합성 섬유(35%)와 타이어(28%), 도시 먼지(24%)가 주 원인이라고 한다. 생필품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조각의 비율은 0.3%로 나타났다. 그렇다. 놀랍게도 옷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이다. 전세계의 대부분의 옷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며 이 옷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는 경로는 '빨래'이다. 옷 1.5㎏을 빨게되면 그 폐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0.1346g이 검출되는데 우리나라 일년치 평균 세탁량에 대입해보면 옷에서 1천 t이 넘는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빨래를 안 할순 없다. 그럼 미세 플라스틱을 '덜' 배출할 세탁법은 무엇일까. 첫번째 방법은 세탁과 탈수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섬유가 마찰할 때 표면이 마모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하기 때문인데 세탁과 탈수 횟수와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옷을 위해서도 세탁을 가능한 적게하는 것이 좋다. 세탁은 옷의 원형을 망치는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입은 옷을 매일 빨래하는 대신 옷의 먼지를 털고 통풍을 해준다. 또 적은 양의 빨래는 손빨래하고, 오염된 부분만 부분 세탁하며 탈수 기능 대신 자연 건조를 한다. 두번째 방법은 낮은 온도에서 세탁하는 것이다. 세탁 시 90%의 에너지가 물을 데우는데에 사용된다. 높은 온도로 세탁하면 위와 마찬가지로 표면이 마모되어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시킨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찬물로 세탁하면 에너지와 물소비,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높은 온도로 세탁시 발생할 수 있는 옷의 수축, 변형과 변색을 방지해 당신이 아끼는 이 옷을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시키며 오래도록 입을 수 있다. 세번째는 가루 세제 대신 액체 세제를 사용한다. 가루 세제가 원단과 마찰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집에 가루 세제밖에 없다면 물에 녹여서 세탁하면 된다. 덧붙여 빨래를 모아 빠는 것도 방법이다. 빨래가 많으면 마찰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미 우리가 먹는 생수, 맥주나 각종 과일, 채소, 쌀, 가공식품, 냉동 생선살 튀김에서도 상당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이젠 지구상 어디를 가던 미세플라스틱을 피할 길은 전혀 없다. 인류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대가로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부터는 지구상의 인류를 포함한 거의 모든 생명체가 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여 몸에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은 일주일에 5g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며 90% 가량은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지만 나머지는 몸에 쌓인다. 심지어 임신한 여성의 자궁 내 태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다. 이제는 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할 때이다. 결국 그 대가는 사람이 치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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