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방발전 1년차 성과?

2025.02.10 13:48:23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북한은 작년 12월 평안남도 성천군을 시작으로 지방공장 준공식이 한창이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노동신문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다. 2월 8일 기준으로 18개 시·군이 공장 설립 준공식을 했으니 현재 이천군, 김형직군 등 2곳에 대한 준공식이 남아있다.

2024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14기 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지방발전 계획을 제시했다. '지방발전 20×10'으로 명명된 이 정책은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도시와 농촌 간 경제적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의 열악한 경제·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0년이라는 중장기적인 목표 아래, 북한에 있는 200여 개의 모든 시·군을 매년 20개씩 선정하여 각 지방마다 10개 이상의 현대적 지방공장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8월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해 시·군에 보건시설, 과학기술보급거점시설, 양곡관리시설 등의 3대 추가 건설과제를 부여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러한 정책을 당의 80년사, 공화국의 70년 만의 정치적 사변이며 거창한 혁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든 성과를 내놓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1차년도의 성과는 어떨까. 북한은 1월 22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1년의 평가를 "우리는 창당이래, 건국이래 일찌기 있어본적이 없는 가장 경이적인 새시대의 눈부신 실체들을 체감"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성공이다는 말이다. 북한이 공장 준공식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공장은 대부분 생필품 공장이거나 식료품 가공공장 등이다. 구체적으로 시·군마다 무슨 공장인지, 건설된 공장이 계획대로 10개 이상의 공장이 건설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생산제품도 기초식품이나 기본적인 생필품이다. 그러다보니 구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미 준공식을 한 공장 가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랜셋(Landsat)' 8호의 위성사진과 열적외선 위성 영상을 분석해 공장이 있는 곳에 특별히 열 감지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공장이 주변 지역과 열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곳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일부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만약 이러한 주장이 맞는다면 보여주기식 지방공장 준공식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러한 정책을 내놓을 당시부터 전력, 설비기계, 자재 부족 등을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비판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공장 설립은 건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생산설비 구축을 비롯한 생산활동에 필요한 인프라 확보가 필수 요소다. 사실 김 위원장이 지방정책을 발표하고 20개 시·군이 선정되었고 바로 공장건설에 들어갔다. 당시 상황을 보면 공장건축을 위한 검토나 준비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이미 전력, 설비, 자재 부족 등으로 정기적 가동이 어려운 공장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생산된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거나 물건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등의 주민들의 불만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6일 강동군의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건설의 착공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2025년도 지방발전 추진을 위한 대건설투쟁이 개시되었다면서 2차년도 지방발전을 선언했다.

2차년도는 1차년도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진행될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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