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준비에 한창 바쁜 것 같다. 흔히 이야기하는 꺾어지는 해 즉, 정주년을 맞아 북한으로는 무엇인가 의미있는 행사를 해야 한다. 어떤 이슈를 등장시킬지 이해관련 당사국들은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
최근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은 북한의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1만 명 이상의 병력이 집결했고 북서쪽 주차장에는 수백 대의 차량이 동원됐다고 한다. 38노스는 이를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장 관심 가는 대목이 열병식에서 신형무기를 드러낼 것인지다. 창건기념일 당일에 무기를 드러낼 수도 있고 창건일 며칠 전 시험 발사하고 나서 기념일에 무기를 보여줄 수도 있다. 북한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한반도는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과연 북한이 도발적인 형태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 현재까지는 알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7기 5차 전원회의서 "미국의 대조선적 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전략무기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면서 새로운 전략적 무기를 언급했다.
아직 전략적 새로운 무기를 공개한 적은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무기가 과연 무엇일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만약 공개한다면 이번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무기와 다른 것이거나 성능을 대폭 개량한 것일 수 있다. 고체엔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먼저 거론되는 무기로는 다탄두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2018년에는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핵과 미사일 성능개량을 지속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동창리에서 두 차례 발사한 미사일도 엔진 연소시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무기를 선보인다면 화성-15형보다 강력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이 될 수 있다.
2017년 시험 당시에도 최대 사거리가 1만3천㎞로 추정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약 목표 지점 상공에서 여러 개의 탄두가 분리되는 다탄두 대륙 간 탄도미사일이라면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은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서는 대응조치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발사시험보다는 전시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북한이 고체엔진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선보일 경우다. 전문가들은 몇 년 동안 북한에서 시험 발사된 거의 모든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장착한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이었지만, 아직까지 대륙 간 탄도미사일에 사용은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연료 주입과정이 필요 없어 발사 준비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동시에 발사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액체연료보다 미사일 내부에 보관기간이 길다. 만약 다탄두 대륙 간 탄도미사일 엔진에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면 미국으로서는 방어하기 힘들 수 있다.
또 하나는 북한이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이다. 잠수함에서 미사일 발사는 예측 불가능해서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15년에 북극성 잠수함 탄도미사일 사출시험 수준에서 성공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수중발사대에서 잠수함 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기념일 전에 성능이 강화된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다탄두를 장착한 개량형을 쏘아 올릴 수 있다. 단지 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파급되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이중 어느 하나도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더구나 미국은 선거가 임박해 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하든 전시를 하든 미국으로서는 묵과할 수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그에 따른 한반도의 정세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