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그야말로 전격적인 것이다.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선언했고 우리 측의 응답도 빨랐다. 9일부터 시작된 회담이 17일에는 11개 조항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이슈가 온통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매몰되어 버렸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단아에서 평화의 전령사처럼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북한=핵'이라는 등식은 어디간 적이 없고 '북한=평화 올림픽 기여'라는 명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평화올림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공감할 수 있는 부문이다. 이를 발판으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간과한 부문이 있다. 북한의 올림픽 무임승차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만만찮게 형성되어 있다. 북한은 평창 올림픽참가를 선언하면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들도 반겨 주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감에다가 예술단과 응원단 파견을 통해 북한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고조시키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현송월의 방문 일정이 실시간 방송되고 있다. 지금 언론 보도를 본다면 동계올림픽 경기는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평창에 북한만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의도는 그리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을까·
첫째, 북한 도발적 행위에 대한 학습효과다.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도 도전적 행위는 계속되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무력적 행위는 반복되었다. 또 목함지뢰 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포격 등 남한에 대해 직접적인 도발도 있었다. 북한의 무력행사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성이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그동안 북한의 도발적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경험으로 본다면 이번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국제사회로부터 제재와 압박을 약화시켜 핵과 미사일 개발의 고도화 노력에 시간만 벌어주는 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오랫동안 북한이 반복해온 도발적 행위가 국민들에겐 불신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이번 행사의 참가로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둘째, 민족적 논리보다는 합리적 사고가 강하게 작용했다. 여자아이스 하키 단일팀 구성은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의 부정적 여론에 기름 부은 꼴이었다. 정부는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참가자격이 없는 선수들에게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자격이 주어졌다는 점이다. 동계올림픽을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온 선수들에 비해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국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국민들의 눈에는 북한이 무임승차로 보인다. 민족이라는 감성적 논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합리적 사고가 더 작동했다. 이러한 불만이 남북 공동입장에 한반도기 사용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통일이라는 대명제에서 본다면 북한의 동계올림픽 동참을 비판적 시각에서 본다는 게 지나친 입장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평화적 효과를 가져 올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접한다면 답하기가 쉽지 않다. 북 핵이 체제의 생존과 관련 있다면 남북의 교류협력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남북과 국제사회의 노력이 동시에 나타나야 한다. 정부는 이번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에 나타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생각을 잘 읽어야 한다. 국제사회와 틈이 없음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동안 단절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는 박수를 칠 일이지만 성급하게 교류협력을 추진할 경우 통일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