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수곡동 '완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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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11:32:26

[충북일보] 쫄면은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다. 면 요리로 대표되는 냉면, 짬뽕, 우동 등처럼 쫄면을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꼽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도 다른 면 요리처럼 전문점을 찾기는 어렵다. 쫄깃한 면발에 자극적인 양념과 어느 정도의 채소를 올린 쫄면은 여러 분식류에 곁들여 먹는 메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완면집 인스타그램
안상진 대표는 이런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쫄면은 평소에도 좋아하는 메뉴라서 자주 먹으면서도 이렇다 할 만족감이 없었다. 찾으려면 쉽게 찾을 수는 있지만 딱히 맛집으로 정의할만한 가게는 정할 수 없었다.

여러 업종의 요식업계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했다. 양조간장, 고춧가루와 과일 등을 갈아 넣어 숙성시킨 양념장이 원하던 맛의 조합으로 완성된 뒤 쫄면집을 차렸다. 2020년 사직동에서 처음 문을 연 것은 배달 전문 쫄면집이었다. 쫄면을 주메뉴로 내세우며 여러 토핑과 부재료들로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손님들의 선택과 피드백으로 상진 씨가 만들어야 할 쫄면의 방향성이 차근차근 정리됐다.

완면집 안상진 대표

지난해 청주교대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가게는 '완면집'이라는 이름으로 손님을 만난다. 면 요리를 다 먹고 그릇을 비우며 사용하는 '완면'이라는 단어가 요리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 같았다. 다르게 보면 완벽한 면이라는 정의도 담을 수 있었다.

쫄면집을 운영하며 쌓인 손님들의 반응이 완면집의 메뉴를 선별하는 근간이 됐다. 대표 메뉴는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진미 비빔이다. 탱글탱글한 쫄면 위에 양배추와 당근, 상추, 콩나물 등의 채소 외에도 식감을 책임질 두 가지 비법 토핑이 올라가 특색을 더한다. 어묵채를 썰어서 튀긴 어묵채 튀김과 진미채다. 쫄깃한 면발에 쫄깃한 부재료가 함께 씹히니 감칠맛과 식감의 특별한 재미가 어우러진다. 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어묵채, 진미채가 비법 양념장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쫄면을 먹어도 든든함이 오래가는 대패목살비빔은 매운 향을 뺀 파채와 통목살 단면을 면 위에 올린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해 쫄면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연출했다.

한우 육회를 토핑으로 올린 육회 비빔 쫄면은 방앗간에서 짜온 참기름의 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메뉴다. 신선한 육회는 물회 메뉴로도 즐길 수 있다.

다진 고기에 채소 등도 갈아 끓이는 부드러운 카레에 쫄면을 넣어 갓 튀긴 감자 크로켓과 함께 제공하는 쫄카레도 완면집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다. 양념을 더한 시원한 냉육수에 말아 차갑게 즐기는 쫄냉면도 이색적이다.

쫄면을 시키면 서비스로 내어주는 국물도 깊이 있는 맛을 위해 신경 썼다. 시판 육수로는 원하는 감칠맛이 나오지 않아 어묵탕을 끓이기 시작했다. 무와 파, 북어 등을 넣고 오랜 시간 끓인 어묵탕은 어묵꼬치 하나를 넣어 서비스로 제공해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쫄면만으로는 아쉬워하는 손님들을 위해 분식류도 몇 가지 판매한다. 달걀 물을 입혀 육전처럼 구운 어묵전은 비빔 쫄면과 싸 먹기 좋은 사이드 메뉴로 단골들의 고정 주문이 이어진다. 가래떡 꼬치나 튀긴 만두에 버무리는 달짝지근한 소스도 지나치지 않게 직접 만든다. 추억의 맛으로 찾는 사람이 많은 순대 튀김이나 참치마요 토핑을 듬뿍 올린 대왕 유부초밥도 쫄면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사이드 메뉴다.

완면을 하고도 남은 소스가 아쉬운 이들을 위해 밥은 셀프바에 뒀다. 무료로 가져다 비벼 먹을 수 있는데 두어 숟가락씩 자신이 필요한 양만 가져가니 잔반도 남지 않아 모두가 행복하다. 가게에 들어서서 처음 마시는 시원한 옥수수 차부터 맛있게 완면하고 나서는 손님들에게 쥐어지는 요구르트까지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다. 즐거운 한 끼의 기억이 완면집에 쌓인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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