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상당로 '안녕,홍차'

2019.02.12 18:05:17

ⓒ#안녕홍차
[충북일보] '안녕'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뜻하는 명사다. 만나거나 헤어질 때 건네는 가벼운 인사로도 쓰인다. '안녕,홍차' 이재경 대표는 대중들에게 홍차를 소개하고 싶었다. 누구나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낯설지 않게 홍차와 만나게 하고 싶었다. 수십 개의 후보를 탈락시키며 고심 끝에 선택한 이름이 '안녕,홍차' 다.

10여 년 전 재경씨는 카페라는 공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우연히 놀러 간 서울에서 예쁜 인테리어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계속 그런 곳을 찾고 싶었다. 더 깊숙이, 카페와 가까이하려다 자연스레 커피와도 친해졌다. 제대로 배우고 싶어 아예 서울로 향했다. 생두를 유통하고 교육하는 곳으로 갔다. 몇 년간 일하다 보니 뜻밖의 곳에서 탈이 났다. 원래 약했던 위가 커피를 만나면서 더 약해진 거다.

카페라는 공간은 벗어나지 않으면서 커피를 대신할 무언가를 찾았다. 해마다 찾아가던 카페 쇼에서 점차 부스를 늘려가던 홍차가 떠올랐다.

커피와 다르면서도 맥락은 같았다. 달달한 커피에서 스페셜티 커피까지 이어진 유행의 흐름을 홍차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처음 마셔본 홍차는 제법 입에 맞았다.

향이 있거나 과일 맛이 나는 홍차부터 시작해 산지별 홍차의 차이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밀크티부터 잎 차로 향하는 길은 커피의 흐름과 비슷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진입장벽이다. 커피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조금만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홍차는 달랐다. 제대로 배우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티브랜드 회사에 들어가 티 마스터 과정을 공부했다. 공부할수록 매력이 넘쳤다. 미묘한 향의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 맛을 찾아내는 일 자체가 즐거웠다.

홍차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을 때 고향으로 내려올 기회가 생겼다. 자신감보다는 용기로 '안녕,홍차'의 문을 열었다.

카페 분위기를 중시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내부 인테리어나 외부 환경보다 직원과 손님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그곳의 진짜 모습이라고 믿는다. 재경씨의 얼굴에서 친절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생각보다 홍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제대로 즐길 곳을 찾지 못한 거였다. 아쉬움을 안고 집에서 홍차를 즐기던 이들이 가게로 들어섰다. 산지별로 갖춰진 메뉴에 즐거워하며 취향을 드러냈다.

잘 모르는 이들도 호기심에 문을 열었다. 커피가 없음에 실망하고 돌아서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좀 더 건강한 음료를 찾는 이들의 요구 또한 많다. 주문하기 전 '숙취에 좋은 차'나 '소화에 좋은 차' 등 효능을 묻는다. 상세한 설명을 더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는 재경씨다.
약초나 과일 등 충북지역의 특산물과 블랜딩해 '안녕,홍차'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색있는 홍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재경씨의 목표다. 기회가 닿으면 홍차 교육을 하거나 독립 서적의 판매처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색이 묻어나는 특별한 콘텐츠를 젊은 가게들이 함께 만들어내고 싶어서다.

재경씨에게 홍차는 일상에 가장 근접한 행복이다. 홍차 잎이 맛있게 우러나는 시간은 3분 남짓. 그 와중에도 향기로 먼저 닿는다. 따끈하게 데운 잔에 홍차를 가득 담으면 그 자체로 행복이다. 잔을 비우기까지 얼마가 걸리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홍차에 대한 궁금증을 지니고 있었다면 '안녕,홍차'에서 재경씨가 소개하는 홍차와 가벼운 첫 인사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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