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봉명동 쿠시카츠(꼬치튀김) '이백도'

#튀김맛집 #텐동 #고등어구이 #메로구이 #오뎅탕 #쿠시카츠

2022.12.06 12:34:52

최시윤 대표

이백도 봉명점

[충북일보]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것은 몇 년 전 어느 방송에서 유명 쉐프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실제로 신발을 튀겨 먹어본 사람은 없겠지만 사람들은 그 말에 담긴 의미에 공감했다. 바삭하고 기름진 튀김은 어느 정도의 맛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여전히 그 말은 뜨거운 기름으로 조리한 튀김요리의 맛에 대한 상징처럼 쓰인다.

물론 모든 튀김 요리가 맛있을 수는 없다. 특히 튀김은 시간에 취약하다. 아무리 맛있게 튀겨진 음식도 차게 식은 뒤에는 갓 튀겼을 때의 감동이 식어버린다. 그럼에도 튀김 요리를 자신있게 내세운 가게가 있다.
ⓒ이백도 인스타그램
청주 봉명동에서 올해 7월 문을 연 '이백도'는 쿠시카츠 전문점이다. 쿠시카츠는 여러 음식을 꼬치에 꽂아 기름에 튀긴 일본 요리를 말한다. 10대 후반에 겪은 첫 아르바이트부터 대학 생활과 병행한 이자카야 등을 경험한 최시윤 대표는 자신의 가게를 기획하며 지역 상권부터 분석했다.

흔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히 호불호가 없는 음식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튀김류다. 튀김으로 방향을 잡은 뒤 안 튀겨본 재료가 없을만큼 기름과 함께 했다. 식사를 하다가도 맛있게 먹은 음식은 튀김으로 조리해봤다. 이백도 율량점을 먼저 운영한 지인의 가게도 힘이 됐다.

대략 26가지의 튀김 메뉴를 갖추고 이백도 봉명점을 열자 손님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튀긴다고 해서 재료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날 가져온 채소와 고기, 해물 등을 먹기 좋게 손질하고 꼬치에 꽂는 것부터 일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돼지고기 튀김은 안심과 등심, 항정 부위를 받아 질기거나 기름진 부분 없이 손질해 꼬치로 만든다. 대파와 연근, 가지, 버섯 등은 큼지막하게 썰어 준비하고 몸통과 다리를 섞은 오징어나 새우를 하나하나 꼬치에 꽂는다. 단호박, 고구마 등 단단한 채소나 베이컨에 팽이 버섯을 말아 꽂는 것은 몇 배의 시간이 들어간다. 방울토마토, 파인애플 등 달콤함이 극대화된 튀김류를 먹으면서 상큼하게 입 안을 정리하는 이들도 많다.

바삭하게 튀겨내면서도 최대한 얇게 튀김옷을 입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이백도 튀김의 비법이다. 친구들이 비닐에 대충 포장해 간 튀김으로 확인한 바삭함은 배달 주문을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이다. 수많은 재료를 기름통에 넣으며 체득한 반죽의 농도와 비율은 각 재료의 표면에 더해지는 고소한 풍미를 담당한다.
단단한 채소와 속까지 익어야 하는 고기와 해물 등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조리 시간도 관건이다. 뜨거운 기름통에 그냥 넣는 것 같아도 재료를 넣는 순서와 꺼내는 순서까지 계산된 엄연한 요리다.

여러 주방에서의 경험은 다양한 요리로 발현된다. 주인장의 손에 맡겨지는 세트 메뉴의 단품요리는 한 달에 한 번정도 변화를 준다. 8가지 꼬치 튀김류와 제공되는 요리는 바지락 술찜파스타나 숙주볶음, 직접 담근 새우장, 나가사끼 짬뽕 등으로 변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8가지 채소를 넣고 우린 육수에 어육 함량이 높은 어묵을 끓이는 어묵탕도 시원하고 깊은 맛에 중독된 단골을 만들었다.
간단한 식사를 위해 이백도를 찾는 이들도 많아 메로구이와 고등어구이 메뉴도 넣었다. 비법 튀김을 가득 얹은 텐동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도 맨정신에 바삭한 즐거움을 만끽한다.

봄에는 두릅, 가을에는 전어와 생대하 등이 튀김옷을 입는다. 바나나초코과자나 양갱 등 이벤트성으로 맛볼 수 있는 이색 튀김도 있다. 파삭하게 부서지는 튀김옷 아래 쫄깃하거나 부드러운 재료가 진한 달콤함으로 입 안을 채운다.

처음 보는 백설기 튀김을 호기심에 맛본 뒤 그 맛에 빠져 단골을 자처하는 이들도 있다. 튀겼지만 무겁지 않은 꼬치 한입이 뜨겁고 신선한 경험을 동시에 안긴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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