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복대동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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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11:26:50

한식주점 사계 이동진 대표

[충북일보]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철을 말한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을 기다려지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겨우내 얼었던 공기를 녹이는 따스함 때문일 것이다. 눈이 즐겁게 사방에서 피어나는 꽃과 향긋하게 입맛을 깨우는 봄 나물이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청주 복대동에 문을 연 한식 주점 '사계'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맛에 초점을 맞췄다. 이동진 대표는 한식으로 시작해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요리로 경험을 쌓았다. 레스토랑 등 음식점에서 주로 일하던 그가 주점으로 자신의 가게를 시작한 것은 안주류의 '맛'을 고려하지 않은 술집들이 많다고 느껴서다.

일을 마쳐 밤이 늦은 시간,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내리려 할 때면 선택의 범위가 넓지 않았다. 늦은 시간에 문을 연 가게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곳에서 내놓는 안주는 맛있는 요리라기보다는 그저 술에 곁들인 음식일 뿐이었다.
늦게까지 일하는 이들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끝나는 이들도 맛있는 요리와 함께 한 잔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형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로고와 인테리어 등의 작업을 진행하며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 청주로 돌아왔다.

오후 3시부터 새벽 3시까지 운영하는 '사계'의 영업시간은 다양한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들어설 수 있는 문턱을 낮추면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모든 음식의 맛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어울리는 음식을 생각해 메뉴를 짰다. 그 계절에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사계에서 즐기고 싶은 계절을 골라 먹으면 된다. 미나리전, 소고기두릅전, 피자감자전이 포함된 봄의 메뉴는 신선한 재료를 기본으로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다시마로 감싸 숙성한 광어를 얇게 저미고 어린잎, 케이퍼, 올리브 등을 샐러드로 만든 광어 카르파초는 동진 씨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회무침과 도토리묵 무침 등 시원하게 맛볼 수 있는 여름의 메뉴도 이색적이다.
한약재를 더해 끓이는 아롱사태스지수육은 알배추와 무말랭이 등을 곁들여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갈비뼈를 발라내고 포를 떠서 튀기는 갈비 튀김이나 양파와 배 소스를 발라 굽고 미나리 무침을 함께 내는 차돌박이 미나리 등도 풍성하게 채우는 가을의 메뉴에 넣었다. 청주 분평동에서 유명한 주꾸미 식당을 운영하신 어머니의 비법을 그대로 가져와 안주에 어울리게 변형한 주꾸미도 매콤달콤한 매력으로 단골을 확보했다.

부추를 추가할 수 있는 아롱사태스지전골과 백합 술찜, 빨강 오뎅탕 등도 뜨끈한 국물과 묵직한 매력으로 겨울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메뉴 대부분은 주재료와 어울리는 신선한 채소가 함께 올라와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사계 인스타그램
파인샤베트 등을 제외하면 소스부터 음식까지 모두 사계의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정성이 들어간다. 음식에 어울리는 술도 취향대로 찾아내 조금씩 종류를 늘려간다. 동진 씨의 시간과 정성을 알아보듯 손님들도 모든 메뉴에 애정을 쏟는다. 한정식을 먹으러 온 것처럼 술 없이 거의 모든 메뉴를 주문하는 단체 손님이나 1차로 왔지만 2차, 3차도 사계에서 분위기를 바꿔가며 자리를 이어가는 단골을 쉬이 볼 수 있는 이유다.

사계에는 계절 메뉴가 있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제철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맛보는 재미에 더해 지난 계절을 추억하는 음식의 맛도, 한발 앞서 다음 계절을 입안에서 느껴보는 즐거움도 사계의 묘미다. 사방에서 피어난 꽃들 사이에서 봄을 느끼다가도 사계에 들어서면 또 다른 계절이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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