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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늘봄학교 모델 탐구' 3. 경남도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학교 유휴공간 활용 전국 최초 교육청 주관 보편적 돌봄 실현

  • 웹출고시간2023.10.09 15:15:19
  • 최종수정2023.10.09 15:15:19

편집자주

경남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복지의 대전환에 맞춘 경남형 돌봄 체계이다.

2021년 3월 '늘봄 명서'를 첫 개관한 후 2022년 10월에 2호 '늘봄 상남'을, 올해 9월엔 3호 '늘봄 김해'를 열었다.

거점통합돌봄센터는 인근의 여러 초등학교의 돌봄 수요를 소화하는 '거점' 역할과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합' 제공하는 사회적 돌봄 모델이다.

안전성과 체계적 운영으로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으나, 공간 문제로 수요에 비례한 초등돌봄교실의 증설은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경남도교육청이 학생 수가 줄어 여유 교실이 생긴 학교의 공간을 확보해 인근 학교 학생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거점통합돌봄센터를 설립했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돌봄 수요를 감당 못하는 문제점을, 학생이 감소한 학교는 경제성 등을 이유로 양질의 돌봄서비스와 방과후 수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거점'과 '통합'으로 해답을 찾은 것이다.

도심 공동화 지역 내 학교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거점통합돌봄센터는 지난 2021년 적극행정 우수 사례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고, 공적 돌봄 모델로 교육부 국가시책사업에 포함되는 성과를 얻었다.

또 교육청이 운영을 총괄하면서 거점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여 돌봄에서 나타나는 업무 확대, 인력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해 공적 돌봄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북일보] 경남의 '늘봄' 의미는 '늘 본다, 늘 봄처럼 따뜻함이 있는 곳'이란 뜻으로, 도민공모를 통해 이름을 지었다.

'늘봄'은 기존 초등돌봄교실, 타 기관의 돌봄시설과 차별화된다. 운영시간은 학기중 오후 8시까지, 방학기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시간을 늘렸다. 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돌봄대상을 초등 4학년까지로 확대했다. 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정기이용자가 아니라도 수시나 틈새 돌봄을 이용할 수 있다. 안전한 생활지도와 정서적 안정을 위해 상담사를 배치해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안전한 운영이다. 도보 이동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하교시간에 맞춰 등원 통학 차량을 운행하고, 등·하원 시 학생 인계가 원활하도록 자원봉사자를 배치한다. 등·하원 상황은 학부모에게 문자로 전송된다. 센터에는 배움터지킴이와 사회복무요원 등 안전지킴이도 배치한다.
늘봄의 공간 구성은 사용자 참여 설계를 바탕으로 한다. 실제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수요자 의견과 요구를 담은 설계로 공간에 대한 책임 의식과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교육적 의미를 담았다.

사용자 참여 설계를 위해 전문가를 촉진자로 위촉해 과정별 활동을 이끌고, 거점 학교와 인근 10개 학교의 돌봄교실을 방문해 돌봄 참여 학생과 돌봄전담사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 학교별 학부모, 학생, 업무담당자 워크숍을 통해 정리된 의견을 바탕으로 늘봄 공간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설계에 반영했다. 사용자 참여 설계로 공간의 가변성, 실내·외와 자연스러운 연계, 휴식 공간, 안전한 놀이 공간 등을 반영한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다.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늘봄 운영을 목적으로 운영 전반에 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학생과 학부모 800여 명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특화 지원해야 할 영역과 요구사항을 수용해 안전하고 내실 있는 세부 운영 방향을 수립했다.

늘봄 1·2·3호의 기본 운영방식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프로그램은 지역 상황, 수요자의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구성, 운영한다.

명서초 별관 4층 건물을 리모델링한 '늘봄 명서'는 명서초와 인근 10개 학교 학생들이 이용한다. 6개의 돌봄교실과 8개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실, 4개의 놀이공간, 독서계단 등이 마련됐다.

쉼, 다용도 활용, 실내·외 연계, 가변 공간, 복도형 놀이실이 특징이다. 층별 디자인과 컬러는 이용 학생,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세심하게 구분했다.

급식과 간식, 돌봄교실 내 단체 프로그램은 무상으로 지원하고, 일부 방과후 프로그램은 수익자 부담으로 2~4만 원이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스포츠, 음악, 공연, 디자인, 컴퓨터 등 11개 영역에서 26개를 운영한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프로그램, 특기적성 신장을 위한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늘봄 명서'에는 평일 돌봄 150명, 저녁돌봄 21명, 토요돌봄 5명(7월 1일 기준)이 이용하고 있다.

'늘봄 상남'은 창원상남초와 인근 신월초, 웅남초, 사파초, 토월초, 외동초, 동산초, 남양초, 용지초, 용호초, 남정초 등 10개 학교 학생들이 이용한다.

돌봄교실 5개와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실 8개, 놀이공간 2개 등 쉼과 창의성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안전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곳도 급식과 간식, 돌봄교실 내 단체 활동 프로그램은 무상으로 지원한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은 스포츠, 음악, 공연, 코딩, 컴퓨터 등 19개를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 지난 7월 24일 오후 학생들의 방과후 활동이 한창이다.

드론수업에는 20여 명의 학생이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과녁 맞추기에 신났다.

드론수업을 듣는 강혜인(3학년) 학생은 "드론으로 병을 맞춰 넘어뜨리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혜인 양은 "센터가 새로 생겨 깨끗하고 프로그램도 학교에서 할 때보다 재미있다"면서 "저녁 메뉴는 매일 다른데 특히 미니돈가스를 제일 좋아 한다"고 자랑했다.

상남초 황지민(6학년)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교내에 있는 거점통합돌봄센터에서 월·수·금요일 컴퓨터 방과후 수업을 듣는다.

황 양은 "예전에는 방과후 수업이 다양하지 않았는데 센터가 생긴 후에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며 "다른 학교 학생들이 와서 좀 더 시끄러워졌지만 여러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개관한 '늘봄 김해'는 삼문초 교실(20개)을 새 단장해 탄생했다.

거점통합돌봄센터의 추가 설립에 대한 요구에 따라 돌봄 수요가 많은 김해시에 개관했다.

늘봄 김해는 삼문초와 인근 초교(10개교) 1~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최대 돌봄 교실 125명, 방과 후 학교 60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5개의 돌봄교실과 8개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실, 놀이공간, 야외쉼터 등 조성된 놀이·쉼·창의성이 어우러진 공간이라는 평가다.

급식·간식, 돌봄교실 내 단체 활동 프로그램은 무상 지원되며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방과 후 학교는 스포츠, 음악, 공연, 코딩, 컴퓨터 등 2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시간 등은 늘봄 1·2호와 비슷하며, 김해교육지원청의 운영 총괄을 통해 거점학교의 돌봄과 방과후학교에 대한 업무 부담을 줄였다.

박종훈 교육감은 김해 늘봄 개관식에서 "경남교육청이 선도하는 '늘봄'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사회적 돌봄 모델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늘봄을 운영하는 데 예산, 인력 등의 문제가 따르지만 지자체와 함께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늘봄'의 성과로 거점통합돌봄모델 창출을 통한 전국 최초 교육청 주관 보편적 돌봄 실현을 꼽는다.

돌봄 서비스 확대로 맞벌이 가정의 바람 충족, 우수프로그램, 전인적 성장 지원, 창의적인 공간 혁신, 빈틈없는 안전 관리도 성과에 포함시켰다.
경남도교육청은 연간 10억 원의 '늘봄' 운영예산을 지원한다. '늘봄 명서'에 17명, '늘봄 상남'에 16명의 전담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교육청 장학사도 파견해 프로그램 기획, 인력관리, 운영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 거점통합돌봄센터의 '돌봄'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러한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예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늘봄 명서' 관계자는 "센터 운영으로 과밀학급 지역인 창원, 김해의 늘봄 수요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면서 "학생들의 자연 감소와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어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 추이를 지켜보면서 향후 '경남 늘봄'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거점통합돌봄모델은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수준 높은 교육활동, 수시·틈새돌봄 제공, 대상 학년·이용시간 확대, 방학기간 운영, 저녁 제공, 통학 차량 지원, 등원 안심알리미 제공 등 돌봄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운영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면서 일반 학생뿐만 아니라 주의결핍과일행동장애(ADHD)가 있거나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 특수교육대상학생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

또 여러 학교에서 다양한 성향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다툼도 있고, 학부모들의 요구상항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늘봄 상남' 관계자는 "통학 차량, 하원 문제 등 학부모들의 요구 많아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학교폭력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학교 학생 간의 다툼이 일어날경우 문제 해결이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좋고 저녁까지 제공하다 보니 특수교육대상학생과 코로나를 겪으면 생긴 ADHD 경계선상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그 학생들을 위한 시설,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인력이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최초 교육청 주관 보편적 돌봄의 안정적 정착과 전국 확산을 위해서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경남도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 지역사회, 정부가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 글·사진 / 김금란·김민
<이 기자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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