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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하이어라키(Hierarchy)는 주로 피라미드형의 계단적 조직구조를 일컫는 용어다.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성스럽다'는 의미와 '지배한다'는 뜻이 합쳐진 말에서 유래했다.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한다면 조직이나 집단 내에서 계층적인 구조를 말한다. 관리자부터 말단 사원까지 직급에 따라 직무범위가 다르고 업무지시권한이 상부에게 있는 것, 그런 구조가 바로 하이어라키다. 이런 계층적 구조가 제대로 돌아기 위해서는 각자 직급에 따라 맡은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원은 사원으로서, 관리자는 관리자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그 조직은 제대로 움직이고, 조직이 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와 일반적인 사회조직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학교도 교장→교감→교사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휘체계를 갖춘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계층적 구조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계층적 구조가 학교사회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교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교사들의 잇단 극단선택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서울 서이초 교사에 이어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악성민원에 시달리던 교사가 극단선택을 하는 등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교육계는 물론 전 국민이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말없이 참아왔던 전국의 교사들은 공분을 터트렸다. 주말마다 집회를 열어 정부당국을 향해 연일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권보호를 위한 입법 강화와 관련법 개정을 서두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제라도 제도 개선을 통해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은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당연한 조치다. 어쨌거나 제도개선의 영역은 당국에서 할 일이고, 어떻게 바뀌는지는 앞으로 지켜 볼일이다. 이같은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을 지켜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젊은 교사가 죽음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되도록 학교 현장에서는 과연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젊은 평교사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죽음까지 생각할 때 그 조직과 관리자들은 전혀 상황인식을 못하고 있었단 말인가. 알았다면 조직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이고, 몰랐다면 조직과 관리자들이 기본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닌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근조화환이 쇄도했다고 한다. 근조화환에는 입에 담기 민망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표현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생각보다는 ,솔직히 오죽했으면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뿐만아니라 숨진 교사 A씨의 남편은 "학교에서는 어떤 지원도 없이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았을 걸 왜 일을 키웠느냐'는 식으로 오히려 아내의 잘못인 것처럼 방관했다"며 "억울함을 풀기 위해 아내랑 둘이 변호사를 수소문해 상담받고 알아서 법적 대응을 해야 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고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학교와 관리자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섰다면 최악의 상황은 막지 않았을까. 얼마전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교육공동체 회복을 위한 협의회에서 "교권침해로 힘들어하는 교사가 없는지 교장선생님들이 다시 한 번 살피고 챙겨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관리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무릇 관리자란 직급에 걸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때 관리자로서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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