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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25 17:03:50
  • 최종수정2023.09.25 17:03:50
[충북일보] 올해 추석연휴는 6일이나 된다. 대체공휴일이 하루 추가됐기 때문이다. 가족, 친지,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다소 여유롭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 어려운 이웃 보듬는 사회돼야

추석 명절은 한가위다. 풍요의 기쁨과 만남의 행복이 가장 큰 날이다. 올해는 음력 2월에 윤달이 들었다. 그 바람에 예년에 비해 한 달이나 늦어졌다.·추석은 가배(嘉俳·嘉排)·가위·한가위·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로도 불린다. 음력 8월 15일을 일컫는다.·

추석의 맛은 역시 고향 찾기다.·전국이 모두 일일생활권이다. 시간이나 거리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명절연휴는 그저 길기만 하다. 추석 명절 고향 마을의 풍경은 그저 가슴에만 있다. 정이 담긴 빛바랜 흑백 필름일 뿐이다. 되레 평소보다 몇 배나 힘들게 보내는 이들도 있다. 최악의 명절을 앞두고 속을 태우는 이들도 있다.

가장 먼저 집중호우와 태풍, 장마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떠올린다. 이들은 지금도 가족과 집, 재산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다. 수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너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집주인에 당하고 법과 공공기관으로부터도 보호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 20대와 30대 청년 세대다. 눈앞이 캄캄하고 온 가족이 잠 못 드는 밤의 연속이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 있다.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도 많다. 명절 때마다 극한직업으로 분류되는 직업군도 있다. 택배기사, 대형마트·백화점 직원, 운전직 종사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에게 명절은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정신없이 물건을 나르고 하루 종일 운전을 한다.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청주산단 전체 근로자의 30%는 특근을 해야 한다.

설움에 눈물을 훔친다. 이들은 어디에 기대야 할까. 사람은 작은 일 하나에도 소망을 품을 때 행복하다.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가 아름다운 세상이다.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사회가 밝은 세상이다. 힘든 시기 살아가는 서민들을 더 많이 웃게 해야 한다. 함께 사는 세상이 너그러워져야 서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번 한가위는 이웃과 풍성함을 나누는 명절이기를 소망한다.

지난여름은 잔혹했다. 하지만 용케도 잘 견뎠다. 파란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흐른다. 때론 궁전을 짓고 때론 큰 산을 만든다. 과수원 사과와 배엔 살이 차오른다. 풋밤은 영글어 알밤이 된다. 맹렬하던 매미 소리도 잠잠하다. 백로 지나 비 내리고 나니 선선한 가을이다. 추분도 재빨리 지나 추석 연휴가 코앞이다. 사람들은 추석물가에 또 한 번 화들짝 놀란다.

*** 아픈 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서민들의 삶은 점점 각박해진다. 너그러운 배려의 마음이 필요한 명절이다. 서산대사의 오도송(悟道頌)으로 갈무리를 한다. 위정자들에게 전하는 진언(眞言)이다.

"눈이 말 합니다.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라고. 귀가 말합니다. 기쁜 소리만 듣지 말고 슬픈 소리를 더 많이 들으라고. 입이 말합니다. 남을 욕하거나 비난 하지 말고 위로하며 칭찬하라고. 손이 말합니다. 주먹 쥐는 손이 되지 말고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이 되라고. 마음이 말을 합니다. 욕심이나 집착을 버리고 서로 위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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