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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교육학박사

난리도 아니다. 요소수 부족이 차량 문제와 물류 대란에 이어 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정부 고위층까지 몰랐다니 그게 더 난리다. 주유소에 가서 10ℓ에 1만2천 원이면 마음 편하게 넣었고, 단골 화물차 기사에게는 선물로 넣어 주던 요소수였다. 2015년 이후 디젤차는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요소수를 넣어야 하므로 모든 디젤차의 필수품이다. 필자의 디젤 승용차가 요소수 주입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쯤이면 부족하다는 경고가 뜨던 경험으로 보건대 바야흐로 넣을 때인데 하필 요소수 부족 사태가 터졌다.

도산서원 해설 봉사차 안동 가는 길의 시골 주유소는 그래도 요소수가 남아 있는 곳이 있겠지 하는 기대로 주유소를 들러보았다. 그러나 3시간 동안 지나며 들른 주유소마다 '요소수 없음', '요소수 품절', '요소수 없어 미안합니다' 등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아주 시골길인 도산면 소재 농협 주유소마저 '요소수 바닥남'이라 하니 야단은 야단이다. 요소수는 오일 게이지조차 없어 어느 날 갑자기 '요소수 레벨 낮음'으로 황색 경고가 뜨며 이윽고 '요소수 레벨 위험'의 적색 경고등이 켜지면 자동차 시동에도 문제가 되는 위험한 단계가 되는 것이다. 준비할 시간도 없이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터라 이러면 운전대를 잡기조차 겁이 나게 된다. 마음이 불안해지자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와 무능에서 비롯된 대란이요 人災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중국과 호주의 석탄 문제가 발생한 것이 이미 오래전이라 소관 업무만 숙지하고 있었어도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요소수 문제를 보고 받은 청와대조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해 종당에 이 지경을 만들었다는 것이 설상가상이다. 하급 기관에서도 사태 보고 문서에는 대책을 적어도 3가지 이상 적시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보고를 했기에 농업용 요소 비료 문제 정도로 인식하게 했는가. 게다가 보고 후 21일간 청와대는 미동조차 안 하다가 산자부 등 관계 기관이 TF 가동으로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 초기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뒤늦게 국가 위급 시 사용할 공군 수송기로 무려 1억 원의 항공유를 소비하며 공중 수송한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예의 좋은 보기라. 정부가 사전에 대처하지 못한 대가로 비싼 세금을 공중에 날려 버렸다. 나랏돈을 자기 돈처럼 아끼지 않으면 청백리는 요원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뒷모습도 불편해진다. 디젤차를 타는 시민의 생활이 염려될진대 화물차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의 체감도는 거의 생존에 위협 수준이라는 것이나 살필 일이다.

모름지기 정치를 하려면 예후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송나라 범중엄이 설파한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자세로 '세상 사람들이 근심할 일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걱정하고, 즐거워할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거워 한다(先天下之憂 而後天下之樂)'는 마음가짐이다. 특정 나라에 수입의존도가 높아 문제가 된 경우를 이미 불화수소를 통해 겪었으면서 같은 일을 되풀이 하니 중국 언론조차 조롱하지 않는가. 이런 일을 초래한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대한 경고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태껏 위아래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어물쩍 현상 회피만 하려는 버릇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 된다. 책임을 안 지니 문제를 임기응변식으로 대하고, 부족한 면을 감추고자 생색내기로 옹색한 국면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번에도 요소수 해갈에 실질 도움을 준 기업가와 달리 모 당 대표는 개인적 해결 노력을 언론에 흘린다. 마스크 대란과 한국적 코로나 대응을 자화자찬하다가 백신 수급 곤란을 겪은 터이다. 요소수 사태가 진정되자마자 또 예의 인도적 운운하며 북녘 동포에게 요소수를 보내자는 말이나 안 나올지 모르겠다.

마스크에 백신으로 나라를 흔들더니 이번에는 요소수가 풍선효과를 더해 국민을 힘들게 한다. 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서민들의 속만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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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