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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아침 출근길에 운전을 하면서 싱그러웠던 기분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앞차 운전자가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한길에다 버리는 것을 보면 불쾌하고, 차문을 아예 열고 버젓이 가래침을 뱉는 사람을 보면 역겹다. 같은 사람이라도 왜 저럴까 싶고, 저 사람들은 학교에서 그리고 부모님에게 무얼 배운 사람들인가 의심하게 된다.

원래 우리나라 흡연문화는 화장실문화의 아류이므로 품격 있는 흡연태도 형성이 어렵다는 사회학자의 말이 있긴 하다. 학생 때 선생님이나 부모님 눈을 피해 화장실에서 몰래 피우며 익힌 버릇이므로 남의 눈치를 보는 것에 익숙해서 성숙한 흡연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니, 그렇다고 학교에서 흡연을 아예 허용할 수도 없는 노릇임을 보면.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좁은 길에서 마주 오는 상대차량을 배려하지 않고 중앙을 점령하고 교행하려는 태도도 요즘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두 대가 간신히 지나야 하는 좁은 길에서 중앙을 점령한다니 이렇게 나온다면 교행을 하자는 건지 상대에게 차를 버리고 산으로 올라가라는 건지 알 수 없게 된다. 인간사라는 것이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서로 나누고 배려하고 양보를 하는 가운데 순리가 생겨남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런 걸 모르나보다. 어떤 몰상식한 사람들은 중앙을 버젓이 타고 오면서도 상대방 운전자에게 눈에 힘을 주어 째려본다. 이쯤 되면 무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경우다. 그래서 필자는 좁은 길에서 교행을 할 량이면 먼저 내 차를 길가로 바싹 붙여 천천히 가던가! 아님 차를 세우고 기다려 상대차가 지나가기 쉽게 해 준다. 이러다 보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자기가 보고 배운 대로 다른 사람에게 베풀리라는 기대를 갖고 말이다.

언론에서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것이 보복운전임을 볼 때, 바늘도둑이 황소도둑이 된다고 배려와 양보의 마음이 사라지면 이제 우리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선까지 다가왔음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 개발하고 있는 차의 전면부 모양이 분노하고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기사를 보며 장차 우리 국민의 마음 중에 분노심이 팽배할까 우려하던 참이었다.

명심보감을 보면 자장(子張)이 공자에게 참지 못하면 어찌됩니까· 하고 물으니 공자가 천자부터 자신까지의 예를 들어 참지 못함에 따른 결과를 가르친다. 이를 듣고 깨우친 자장은 참음에 대한 유명한 말을 한다. 바로 '非人不忍(비인불인)이요, 不忍非人(불인비인)' 즉,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하고,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구나! 요즘 보복운전이니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구가 될 말이다.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라니 사람이 되려면 먼저 참는 법을 배워야겠다.

기왕 공자의 말을 들었으니 하나 더 하자. '己所不欲(기소불욕)이면 勿施於人(물시어인)'이라는 말이 논어 위령공편에 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말이다.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먼저 남에게 베푼다면 뻔뻔한 짓거리로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 리도 없고 보복운전같은 비인간적인 작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배려와 양보를 강조해서 교육해야겠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학교의 가르칠 내용은 늘어난다. 그래서 교육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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