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용암동 '천하장사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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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4 17:06:15

ⓒ천하장사냉면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육수를 자랑하는 냉면은 여름 대표 메뉴이자 모든 계절 사랑받는 음식이다. 더울 때 먹는 빈도가 잦아지긴 하지만 추운 겨울일수록 살얼음 덮인 냉면을 찾는 이들도 있다.

평양냉면, 회냉면 등 매니아 층을 보유하던 메뉴가 몇 년 새 매스컴을 뒤덮으며 대중적인 메뉴가 됐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냉면의 범주를 넓혔을 뿐 전통 강자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위상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듯 냉면 선택의 주요 후보는 늘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다.
유행을 따라 수시로 생겼다 사라지는 음식점들 가운데도 20여 년간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곳이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청주 용암동을 지키고 있는 천하장사냉면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전통 냉면집이다.

천하장사냉면의 시작은 입이 떡 벌어질 듯한 크기에 한 그릇 가득 담긴 시원함으로 승부했던 세숫대야냉면이 세상에 나올 무렵이다.

경기도 시흥에 본점을 두고 운영하던 친척의 냉면집이 이들 가족의 길을 바꿨다. 아버지 윤광복씨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가게로 찾아가 밑바닥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50대의 나이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손님을 보고 확신을 얻었다. 4~5년간 일을 배우면서 가족들을 불러들였다. 상 위에 오르는 것은 커다란 냉면기와 열무김치 등 단출한 메뉴지만 손님들의 만족도는 단출하지 않았다.

광복씨는 손님들이 만족한 육수와 양념장, 면발의 가치를 가족들이 인정해주길 바랐다. 아내와 둘째 아들 보현씨는 함께 일하며 광복씨가 느낀 것을 같이 느꼈다. 몇 년간 냉면의 모든 것을 익힌 가족은 청주에 내려와 천하장사냉면을 열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만두 뿐인 메뉴로 2003년 10월 첫 손님을 받았다. 청주에 없던 맛이었기에 영운천 옆 작은 가게는 금세 손님들로 붐볐다. 칡냉면을 하는 보통의 가게들과 달리 메밀로 만든 면발은 질긴 식감 없이 부드럽고 오래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강점이다. 사골육수로 우려내 살얼음을 만든 육수는 깔끔한 감칠맛의 시원함이다. 매장에서 무한리필로 제공되는 면발은 그 매력을 얼마든지 곱씹을 수 있게 했다.

몇 년간 세숫대야 냉면 전성시대를 거치며 우후죽순 생겨난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고깃집에서 흔히 찾는 후식 냉면에 착안했다. 고기와 냉면이 함께할 때 생기는 힘은 다른 것으로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조합이다. 고기 전문점이 아닌 냉면 전문점에서 냉면의 맛을 풍부하게 살려줄 고기 맛을 구현했다. 여러 부위와 양념을 적용해보고 숙성기간과 굽는 방법까지 최적으로 맞춘 것이 맥반석 삼겹살 구이다. 촉촉하면서도 불맛이 어우러지는 맥반석 구이는 냉면과 함께 새로운 천하장사냉면의 대표 메뉴가 됐다.
보현씨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물냉면과 비빔냉면 외에도 천하장사냉면에만 있는 특별함을 찾았다. 맛있게 매운맛을 자랑하는 매운 냉면 3총사다. 하루에도 수백 개씩 청양고추를 다져낸다. 인공적인 쨍한 맛 없이 청양고추 양념장으로 매운 정도를 가감한 매운 비빔냉면과 미친 물냉면, 해장 물냉면은 깔끔한 매운맛으로 새로운 고객층을 사로잡았다.

자리를 지킨 세월만큼 천하장사냉면을 찾는 이들도 다양하다. 초등학교 때 먹어본 맛을 찾아 십여 년이 지난 후 해장물냉면을 시키는 손님이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에게 맛보이고 싶어 데리고 오는 이들도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천하장사냉면이 추억의 일부로 남았다.

광복씨와 보현씨 부자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무리 오랜 연구 끝에 메뉴를 만들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존재할 수 없다. 메뉴를 만드는 것은 주인이지만 지속시키는 것은 손님들의 몫이라는 부자다. 20여 년 전통의 뚝심 있는 면발과 육수를 기본으로 새로운 시도는 계속될 예정이다. 앞으로 또 어떤 메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천하장사냉면의 메뉴판을 채워갈지 두고 볼 일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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