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범종제작현장, 복원한 낙산사 동종, 보신각종.
"범종과 인연을 맺은지 내년이면 벌써 50년째에 접어듭니다. 종과 함께 울며 웃으며 살다가 세상을 보는 한쪽 눈까지 잃은 뒤 절대자께서 나에게 준 큰 힘을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옛 선인들이 물려주신 혼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최고의 범종을 제작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입니다."
지난 42년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에서 태어난 원광식 주철장.
지난 60년 범종계를 처음 입문한 그는 해방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성종사 대표이며 8촌형인 원국진 사장 밑에서 범종제작 기술을 사사 받았다.
73년 성종사 제2대 대표로 위임한 원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독자적인 범종 설계와 주조공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범종 제작으로 위상을 굳혔다. 그는 세계최초로 음향 기술을 보유하고 완성된 범종을 자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제작 중에 있는 생거진천 대종은 한국 범종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제작된다"며 "종의 모양은 우아하고 안정된 형태로, 소리는 맑고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하게 울리도록 한다"고 말했다.
범종과 함께 살면서 한쪽 눈마저 잃어버린 원 대표는 10여년 간의 독자적인 연구 끝에 사라졌던 전통 주조공법인 밀랍주조공법을 재현하는데 성공했고 지난 2000년 마침내 대한민국 명장으로 지정받은데 이어 2001년에는 종장으로 유일하게 인간문화재로 지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