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어요. 한국화단에서도 옛것에만 묻혀있지 않고 한국적인 창조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한국화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게 작가로서의 사명인 것 같아요"
보은 출신으로 한국화의 생활화에 나서고 있는 정구인(여·52·한국화가) 작가.
그림마다 한국의 정서가 짙게 베인 풍경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다양한 전통문양을 활용해 생활소품 제작에 나서고 있다.
그녀의 그림에는 풍경 소리가 있다. 인간의 고뇌를 무한공간으로 이끌어가는 풍경을 등장시켜 가장 토속적인 한국화의 생활화를 꿈꾼다.
"처음 청주에 와 직지를 알게 됐을 때 문화적인 충격이 대단했어요. 청주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너무나 기적 같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청주에 머무를 이유가 됐어요. 이를 계기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화의 생활화를 실천에 옮기게 됐습니다"
지난 3월 예술의전당(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천년의 숨결전'에서 정 작가는 한국 화단에서 입지가 점차 좁혀져 가는 한국화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누가 바람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녀의 작품은 광목에 석채와 혼합재료를 이용했다.
여기에 풍경을 등장시켜 은은한 풍경소리를 흐르게 하고 우리문화, 우리의 한국화가 대중 속에 생활화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한국화의 전통 보존과 창조성 확보가 과제"라는 그녀는 "앞으로 한국화의 맥을 잇되 창조를 통해 한국화의 미래지향적인 면모를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원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지금까지 3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충북민미협, 한국화 동질성전, 채묵화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