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아지트를 찾아서 - 서양화가 사윤택

2010.08.08 17:43:49

정지된 그림 속에서 표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화면에는 느닷없이 공이 날아오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화면에는 역사적인 인물을 등장시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이러니를 남기기도 한다.

그림의 표현 한계를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실험해 온 사윤택 작가.

사윤택작가의 작업실 전경

ⓒ김수미 기자
그가 최근 청주예술의 전당 인근에 새 작업실을 얻어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 작가는 최근 우리 삶의 허점을 명쾌하게 그려내는 재치 있는 그림을 그린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등장한 인물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따라하게 하기도 하고, 그림의 등장인물이 남자일까? 여자일까? 또는 왜 저기에 저 인물이 등장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작가는 그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한 현실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적 공격이나 유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작업실에 보관된 작품들은 그저 한번 전시됐던 작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이전의 작품을 다시 꺼내 그 안에 새 이미지를 그려 넣는다. 때로는 앞서 그린 작품의 이미지를 지워 그 위에 새로운 이미지로 또 다른 스토리를 부여하기도 한다.

서양화가 사윤택 작가가 시·공간을 초월한 순간포착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수미 기자
그가 시공간을 초월한 이중교배에 의한 그림을 완성해 가는 단계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에는 작품 전반에 흐르는 흥겨운 무엇인가가 보는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속에서 벌어지는 삶의 허점은 재치 있는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최근 새 작업실에서 산수화 분위기로 고풍스런 그림의 맛을 살려내고 있다. 유명미술의 한 부분을 차용한 것으로 아래에는 현재의 모습을 담아냈고 그 위로는 과거의 모습을 공존시켜 시간과 방향성을 가지고 자유스러운 놀이를 시도하고 있다. 오바마와 김정일의 만남, 작가 자신의 모습, 남자처럼 서서 볼일을 보는 여인을 등장시켜 어쩌면 이 여성이 남성일수도 있지 않겠냐는 아이러니를 주는 것이다.

진지한 듯 하지만 익살스럽고 익살스런 듯 하지만 기억과 상처를 지닌 그의 작품에서 현실 속 행복한 이야기를 엮어가려는 시도가 읽혀진다.

"현재·과거·미래의 공존 정지화면의 가능성 실험"

사윤택 작가

ⓒ김수미 기자

"최근 작품은 유명미술의 한 부분을 차용해 그 속에 현재와 과거 또는 미래를 공존시키는 작업이에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재의 상황을 만든 과거의 이야기일수도 있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이러니가 되기도 합니다"

정지된 화면의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사윤택(39·사진) 작가.

그는 동영상을 컴퓨터 화면에서 캡처하는 이른바 '스샷(스크린 샷)'처럼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그 순간의 기록을 그림으로 옮겨냈다.

"이 작업은 영상 작업으로 인해 밀려난 회화에서의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한 탐구예요. 우리의 일상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X축과 Y축에 비유했을 때 이들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현재가 존재하고 그 축이 계속해서 뻗어나감에 따라 미래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어요"

작가는 이때 받는 충격의 질량을 시간이라는 X축과 공간이라는 Y축으로 왜곡시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뒤섞는 가설의 화면을 작업 모티브로 했다.

이 같은 개념으로 최근 4년여 동안 작업을 진행했는데 최근 작업에서는 이전의 간결한 작업과 현재의 작업을 접목해 새로운 작업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산수화를 보는 듯 한 그의 작품은 아사천에 유화물감으로 밑 작업을 해 고서화 분위기를 내고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해학적이면서 명쾌한 웃음을 주는 작품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내고 있다. 작품은 올 하반기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다.

서원대학교 미술교육과와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사 작가는 현재 서원대학교 미술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충북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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