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품에 사용되는 디지털 프린트 작업은 자연에서 보여 지는 다양한 이미지 중 자연과 맞서 홀로 서있는 이미지를 차용한 것들이에요. 여기에 제 나름의 작업방식을 도입해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회화 평면위에 다시 쓰는 것이 지금의 작업이라 할 수 있어요"
인터넷상에 올려진 수많은 이미지를 작가 나름의 작업방식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보여주는 이경화(여·37) 작가.
그녀는 이미지를 자유롭게 항해하다 그때그때마다 만나는 이미지 중 좀 더 깊은 대화를 원 하는 것들을 즉흥적으로 선택한다. 그런 다음 마치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듯 이미지를 즐기고 있다.
"작품 속 바위나 들판은 나 자신의 존재에 빗대어 표출한 것들이에요. 실이 붙여지는 공간과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나 자신을 침잠시키려는 노력이구요. 여기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 하고 가슴 속에 차있는 이기심 등을 덜어내는 모습은 자연에 순응하며 나를 찾아가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작가는 자신을 선상의 한 극단에 위치시키지 않고 소비와 생산의 중간에 위치시켜 매개자로 자처한다. 즉,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하는 발명가로서의 지위를 버리고 이미지 해석자로서의 지위를 자처해 이미지의 소비자인 동시에 재생산자로서의 야누스적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한국 화단에서 가장 보기 편안 그림 사이즈에 착안해 작품을 늘이거나 좁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품테마인데 주로 인물 위주의 작품들로 구성해 여성의 머리나 드레스 등에 실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그녀가 선보인 작품에서 보다 진화된 작업으로 다가올 전시회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현재 충북대 미술과에 출강 중인 그녀는 청주대 예술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와 동대학원에서 매체미술을 전공했으며. 지금까지 4차례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지난 2003년부터 수차례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