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유의 정서가 담긴 그림을 그려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 단청산수화예요. 요즘은 서양화에 비해 한국화의 매력이 쇠락했는데 우리의 전통에서 옛 껍질을 한 꺼풀만 벗겨내면 새로운 장르의 탄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단청산수화로 주목받고 있는 홍병학 작가.
그는 한국화의 소박함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방색을 이용한 그림으로 전통의 자기화를 실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작가다.
그는 전국의 명소를 다니며 현장에서 스케치한 그림을 작업실에서 완성하고 있다.
홍 작가에 따르면 단청산수화에서 단청(丹靑)의 개념은 원래 색채가 있는 그림을 통칭하는 말이다. 흔히 사찰이나 궁전에 장엄한 색을 단청이라고 하는데 이는 색채를 많이 사용한곳이 궁전이나 사찰이기 때문에 건축적 의미의 용어로 축소된 듯하다.
"사실 단청이라는 말은 우리 귀에 가장 익숙하게 들리기 때문에 한국적인 색채 개념으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청이란 어휘를 내 그림의 표상으로 삼자니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가까운 장래의 우리 화단에서 귀에 익숙한 말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지요."
그가 밝힌 향후 3년간의 계획이 재미있다.
3년 동안 단청산수화 작품 1천여 점을 그려 70회고전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단청산수화는 비교적 그림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작업에 몰입만 하면 하루에도 1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천여 점의 작품 중 마음에 드는 몇 작품을 골라 회고전을 열고 단청산수화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한국화 장르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 김수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