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컵케이크전문점 '모일리'

#일리는사랑 #사람이모이는동네 #컵케이크 #당근케이크 #버터크림

2022.02.22 10:25:30

[충북일보] 묵직한 버터크림으로 작품이 만들어진다. 동그란 얼굴에 귀까지 볼록한 갈색 곰이 있는가하면 노란 계열에 빨간 연지를 찍고 부리와 벼슬까지 표현한 닭 모양도 있다.

때로는 모자를 쓴 강아지나 캐릭터의 얼굴도 작은 케이크 위를 장식한다. 시즌에 따라 나오는 산타나 눈사람, 할로윈을 상징하는 디자인이나 학사모를 쓴 동물들도 탄성을 자아낸다.

한 손에 쥐어질 만큼 작은 컵케이크가 누구나 반할만한 귀여운 디자인으로 오밀조밀 늘어서 있다. 작지만 묵직하게 전해지는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가 다양한 맛으로 각각의 매력을 뽐내며 선택을 기다린다. 하나만 있어도 그 자체로 완전하지만, 여럿을 모으면 또 다른 조합으로 재미를 준다.

취향대로 골라 모은 컵케이크는 커다란 케이크를 먹기엔 부담스러울 때나 주위에 간단하게 마음을 표현할 예쁜 선물로도 제격이다.
청주 가경동 골목의 컵케이크 전문점 모일리는 길모퉁이에 자리 잡았다. 커다란 창문이 개방감을 더해 널찍한 실내가 더 넓어 보인다. 환한 실내가 아늑해 보이는 이유는 빛과 실내 장식이 주는 효과다.

정혜선 대표가 손수 꾸민 내부는 조명과 소품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낮에는 햇빛이, 저녁에는 조명이 공간의 감성을 달리한다. 한편에 마련된 편안한 분위기의 방에서는 단골들의 담소가 새어 나온다.

모일리라는 이름에는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사랑스럽게 담았다. 맛있는 디저트와 음료로 누구나 쉽게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취미로 배웠던 베이킹이 새로운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 20살에 처음 맛본 컵케이크의 감격으로 카페를 다니며 맛있는 디저트를 먹다 갖게 된 취미였다. 첫 컵케이크에 담았던 막연한 꿈은 몇 년 만에 현실이 됐다.

여러 곳의 컵케이크를 먹다 보니 아쉬움이 남았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내 입맛대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맛있는 컵케이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 생겼던 다른 디저트 가게들과는 차별화된 메뉴이기도 했다.
3년 전 문을 연 모일리에서는 혜선씨가 먹고 싶은 컵케이크를 만든다. 매일 아침 만드는 컵케이크 종류만도 20가지 정도다. 바닐라, 흑임자, 쑥, 당근, 초콜릿, 치즈 등 주재료에 따라 버터크림의 색과 맛은 물론 시트의 색과 맛도 달라진다. 귀여운 디자인이 품고 있는 색깔로 맛을 짐작해보는 재미도 있다.

기본적으로 풍부한 맛을 묵직하게 녹였다. 발로나 초콜릿, 고메버터 등 눅진한 맛을 위한 재료는 아끼지 않는다. 국내산으로 준비하는 쑥과 흑임자 등은 한입 가득 존재감을 남긴다. 로투스와 쿠키, 당근과 블루베리 등 시트에서 씹히는 재료와 크림 속 재료는 같지만 다르다.

모든 메뉴는 모일리표 비율로 구성한다. 종류를 달리해 반죽하고 굽고, 각각의 크림을 만들어 머릿속에 있던 디자인을 컵케이크 위에 표현한다. 캐릭터가 아니면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고 마카롱 같기도 한 다양한 형태의 크림이 시트 위에서 귀여움을 발산한다. 주재료에 따라 직접 끓인 시럽이나 잼 등을 곁들인 조합은 늘 뿌듯하게 내놓는 자신 있는 레시피다.
생블루베리를 반죽에 넣어 익히고 라즈베리 콩포트를 곁들인 빅토리아 케이크나 제주 당근을 갈아 사용한 반죽에 견과류로 고소함을 강조한 당근 케이크는 컵케이크의 인기에 힘입어 조각 케이크와 홀케이크로도 인기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주문받은 도안으로 만드는 도시락 케이크도 디자인 감각을 드러낸다. 날마다 다른 포인트를 갖추고 가지런히 세워진 그 날의 컵케이크 행렬은 보는 것만으로 미소가 띄워진다.

모일리에는 다양한 이들이 모인다. 용돈을 모아 들고오는 초등학생부터 손주를 등에 업은 할머니까지 달콤한 휴식을 찾아온다. 한 손에 쥐어지는 작은 컵케이크가 가볍지만 든든한 행복을 전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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