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북문로 파스타 '미쁨식탁'

#파스타 #리조또 #피자 #청주소나무길 #쉬림프로제 #루꼴라

2020.11.10 17:50:11

[충북일보] 첫 아르바이트 장소였던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커피머신이 들어온 것이 시작이었다. 갓 스무 살이 된 연희씨가 맛본 커피는 그간 봐왔던 인스턴트커피나 캔커피와는 다른 음료였다. 씁쓸하면서 고소한 맛도 신기했지만 향기로 먼저 존재감을 알려왔다. 향긋한 커피 향에 매료된 연희씨는 곧 집에도 커피머신을 들였다.

부모님에게 먼저 커피를 소개했다.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커피의 진가를 알리고 싶었다. 늘 만들고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커피와 함께했다. 여러 카페에서 일하며 다양한 분위기도 접했다. 어떤 곳에서는 베이커리를 주력으로, 어느 곳은 커피와 차, 또 다른 곳은 브런치 등 커피와 어우러지는 음식도 함께였다. 10여 년이 훌쩍 지나는 시간 동안 커피를 다뤘다. 관리자로 일하면서 서너 번씩 바뀌는 사장을 교육하는 일도 생겼다. 어느 날 커피 너머로 보이는 음식들에 시선이 멈췄다.
취미로 배워온 요리 실력도 차근히 쌓인 뒤였다. 3년 정도는 피자와 파스타 등의 요리에 집중했다. 매장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자신감도 생겼다. 식재료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연희 대표만의 정직한 맛을 찾고 '미쁨식탁'의 문을 열었다.

장소도 특별하다. 11년 전 일했던 커피전문점이 업종을 바꿔 운영하던 곳이다. 직원, 손님 할 것 없이 그 장소에서 맺은 모든 인연이 여전히 이어진다. 좋은 기운을 주는 장소가 분명했다. 추억이 담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고 싶었다. 어두웠던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곳곳의 실내 장식에 신경 썼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연희씨의 취향이 가득 반영된 2층 내부는 사랑스럽다. 전면의 넓은 창이 소나무길의 햇볕까지 환하게 채운다.
미쁨식탁은 손님들이 머무는 모든 식탁을 믿음직한 음식으로 정직하게 차려내겠다는 의지다. 소스부터 정성을 담았다. 커다란 통에서 뭉근하게 우려내고 있는 것이 기본적인 토마토 소스다. 마늘과 양파를 볶아낸 뒤 토마토와 갖은 향신료를 넣고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낸다. 시간이 주는 깊은 맛을 더하고 싶어서다.

통마늘을 직접 손질해 올리브 오일에 넣고 오븐에 구워낸 뒤 생크림과 채소 육수를 끓여 만드는 크림소스는 담백함과 감칠맛이 더해져 한 그릇을 모두 비워도 느끼함 없이 즐길 수 있다.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를 더한 로제소스는 손님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쁨식탁의 상징이다.

이곳에서 유독 많이 쓰이는 루꼴라도 연희씨의 취향이다. 독특한 향을 갖는 향신 채소지만 샐러드나 피자, 파스타, 샌드위치 등 어디에 넣어도 어울리기 때문이다. 미쁨식탁에서는 신선한 루꼴라를 듬뿍 올린 파스타나 피자를 만날 수 있다.
ⓒ미쁨식탁
평소 좋아하는 와인도 메뉴에 담았다. 식사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하우스 와인과 미니 와인이 준비돼있다. 선호도를 고려해 조금씩 종류를 늘려갈 예정이다.

각각의 테이블에는 페퍼론치노와 함께 끓여낸 오일, 소금과 통후추가 놓였다. 건강한 맛을 지향하지만 손님들의 입맛에 따라 가미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새로운 식재료는 무조건 먹어보고 책과 SNS 속 활용 방법을 연구하거나 요리 클래스를 찾는다. 식재료와 조리법 등에 대해 많이 알수록 손님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오픈하면서 몇 달간 모든 손님에게 메모를 부탁했다. 메뉴나 가게에 대한 평가와 조언이다. 미쁨식탁의 메뉴판은 조금씩 변화하고 새로운 것으로 채워진다. 계절별로 가장 맛있는 식재료를 대접하는 연희씨의 방식이다. 미쁨식탁은 단출하지만 푸짐하다. 정직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맛으로 채워져 믿을 수 있는 한 그릇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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