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청주 율량동 산더미해물찜 '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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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15:37:08

ⓒ인스타그램 #해담 검색화면
[충북일보] 커다란 그릇 가장자리로 신선한 가리비가 입을 벌렸다. 빠르게 볶아내는 해물에 섞여 조갯살이 떨어지지 않도록 따로 쪄낸 배려가 느껴진다. 해물찜의 상징과도 같은 콩나물과 미나리가 빨갛게 쌓였다. 콩나물 사이로 꽃게와 새우, 미더덕과 알이 풍성한 모습을 속속 드러낸다. 수북한 해물찜 위로 낙지와 오징어까지 얹으면 말 그대로 산더미 해물찜의 완성이다.

그릇 가득 바다를 담아 바다를 즐기게 한다는 청주 율량동의 '해담'이다. 이곳의 해물찜은 여느 해물찜과는 모습이 다르다. 요리가 나왔을 때는 해물찜의 국물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먹다 보면 해물과 채소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육수가 전부다.
잡내는 없애고 해물 그대로의 감칠맛과 바다향만 남았다. 혹시 모를 냄새를 없애기 위해 양파와 대파, 월계수 잎 등을 넣어 2시간 동안 끓여낸 옥수수유에 참기름을 섞어 해물을 볶는 정성 때문이다.

청주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정호영 대표는 고향으로 돌아가 직장 생활을 하다 함께 가게를 해보자는 어머니의 권유로 직장을 나섰다. 대학 시절 틈틈이 했던 음식점 아르바이트에서 재미를 느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손님들과의 소통이나 직원 간의 단합 등 음식을 판매하며 맺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았다. 내 가게가 아님에도 손님이 많아질수록 뿌듯했다. 바빠서 힘든 것보다는 즐거움이 컸다. 이런 마음이 사업의 밑바탕이 됐다.
호영씨의 생각보다는 빨리 찾아온 기회였다. 가족들이 좋아하던 해물찜과 아귀찜 전문점에서 어머니와 함께 음식을 배웠다. 전수받은 레시피에 만족하지 않았다. 모자가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는 새로운 형태의 해물찜이었다. 맛은 물론 모양새에 집중했다. 보다 먹음직스러운 담음새를 시도한 끝에 나온 것이 현재의 해물찜이다. 산더미 해물찜으로 유명해진 가게를 운영했다. 몇 년간 어머니와 함께하다 가게를 부모님께 맡기고 대학 시절 연고가 있던 청주로 향했다.

새로운 상권이 눈에 들어와 4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충분한 주차 공간과 눈에 띄는 입지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상권으로 스며드는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깔끔한 외관과 정갈한 음식은 곧 인정을 받았다. 홀 전체는 각각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널찍한 내부에 테이블 간 거리를 유지해 독립된 공간이다. 누구와 함께 오든 일행과의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큼직한 오징어와 낙지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는 전에 없던 푸짐함으로 해담의 상징이 됐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찾아오는 단골들이 늘었다. 가족 외식이나 동료와의 회식은 물론, 연인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에도 적당하다. 같은 손님이 목적을 달리해 몇 번이고 해담을 찾는다. 개운한 매운맛에 멀리서도 찾아온다는 손님들은 호영씨의 보람이다.
해담에서는 자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대비 재료비용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저렴함으로 승부하는 가게들과 경쟁을 위해 고민했지만 단가를 낮추기 위해 좋은 재료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산더미 해물찜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해물의 양을 줄일 수도 없다. 배달이 매장 판매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요즘도 선뜻 배달에 나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번 맛본 손님들은 포장 주문을 이용한다.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라도 해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징적인 맛을 찾아든다. 해담의 밑반찬은 화려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것만 넣었다. 그 안에 정성을 가득 담았다. 국내산 배추를 이용해 매일 매장에서 만드는 겉절이와 물김치는 해물찜과 궁합을 자랑하는 깔끔한 맛이다. 직접 담그는 피클과 호영씨의 입맛에 맞춘 샐러드 소스, 방앗간에서 흑임자와 쌀가루를 받아 하루정도 물에 불린 뒤 끓여내는 흑임자죽도 요리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운다.

호영씨가 열정으로 채우는 해담은 곧 손님들의 만족이다. 즐거이 찾아온 손님들은 산더미 같은 해물찜을 눈으로 즐기고 입 안 가득 해담을 담아가면 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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