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남문로 일본식 라멘 전문점 '후라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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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16:46:49

라멘 후라이보의 간판과 입구. 후라이보는 방랑객이라는 뜻이다.

[충북일보] #일본식라멘 #청주라멘 #남문로후라이보 #돈코츠라멘 #임한묵대표

라면과 라멘은 엄연히 다르다. 흔히 튀긴 면과 가루 스프로 구성되는 라면은 인스턴트식품의 대명사인 반면 라멘은 면보다 국물에 정성이 듬뿍 들어간 중화풍의 일본 면요리를 말한다.

청주 남문로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 일본식 라멘 전문점 후라이보의 첫인상은 깔끔 그 자체다. 군더더기 없는 간판과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흔한 액자 하나 없이 깨끗한 벽면이 손님들을 반긴다. 입구에 가까운 식권 발매기와 한편에 놓인 옷걸이가 인테리어의 전부다.

오픈형 주방을 둘러싼 바 형태의 테이블도 산뜻하다. 후라이보의 멋 담당은 휑한 가게 가운데 서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인장과 그의 친구다.

임한묵 대표.

언뜻 봐도 개성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일본 음악으로 채워진 라멘집 분위기와 어울린다.

한묵씨는 20살이 되기 전 고향인 청주를 떠났었다. 음악을 하고 싶어 무작정 상경한 서울에서 음악과 함께 치열한 청춘을 보냈다.

18년쯤 좋아하는 음악과 관계된 일을 하면서 삶은 다양한 방향으로 영역을 넓혔다. 음악과 영화를 즐기다보니 자연스레 일본어를 익혔고 일본인 친구들이 생겼다. 그들과 교류하며 일본을 오가다보니 일본 음식과 문화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라멘후라이보 인스타그램
다시 청주로 돌아온 건 세월이 묻은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한 다음이다. 부모님의 곁으로 돌아온 뒤 친척을 도와 스시 가게에서 3년쯤 일 하다 갈 길을 정했다. 내 가게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평소 좋아하던 라멘이었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던 한묵씨는 요리가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 알고 있던 조리법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더하니 생각했던 그대로의 음식이 눈앞에 재현됐다.

가게를 열기 전 여러 라멘 가게들을 다녀보고 느낀 건 충격이었다. 직접 육수를 내는 업체가 손에 꼽혔다. 나머지는 인스턴트 육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돈코츠라멘. 진하게 끓여낸 육수와 커다란 차슈가 포인트다.

좋은 뼈를 사용해 적당한 시간동안 정성으로 끓여낸 한묵씨의 육수가 맛있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입맛과 대중의 입맛 사이 타협하는 시간이 걸렸다. 아주 진한 맛을 좋아하는 한묵씨지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 적절하게 깊은 맛을 선택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다시 한 번 놀란 건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 가게에서 라멘을 처음 접한다는 사실이었다. 평소 라멘이 궁금했지만 접해보지 못했던 이들이나 지나가다 가게의 외관에 끌려 들어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애초부터 보편적인 입맛을 고려해 선정했던 돈코츠라멘 등의 메뉴였지만 초심자들을 위해 진하고 깊은 맛에 익숙한 자신의 입맛을 조금 더 양보했다.

한묵씨가 가장 신경 쓰는 건 라멘 위에 올리는 차슈다. 크고 아름다운 것이 맛도 있다는 평소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 일반적인 차슈보다 크게 만든다. 좋은 고기를 동그랗게 말아 비법 소스에 끓여낸 차슈는 보기에도 좋지만 라멘 위에 올라갔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제면소에서 조달하는 정통 일본식 면발도 육수의 맛을 머금고 빛을 발한다.

차슈는 물론 파무침이나 쿠로마유(구운 마늘기름) 등 라멘에 들어가는 모든 것들은 직접 만든다. 왜 직접 만드느냐는 질문에는 어이없다는 듯 "그래야 맛있으니까"란다.

일본이 그리울 때마다 찾아온다는 50대 중년 남성이나 5개월째 매일 방문 도장을 찍고 있는 손님 등이 후라이보의 활력소다.

자유분방한 마음가짐의 사장님 덕에 후라이보의 문이 늘 열려있지는 않다. 화요일 정기 휴무 외에도 재료가 일찍 소진되거나 한묵씨가 공연을 하는 날은 가끔 문이 닫힌다. 일본식 라멘이 간절해 후라이보를 찾을 당신이라면 인스타그램(@ramen.furaibo)을 참고하면 좋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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