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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충주시 블로그 작가단

경남 합천 해인사, 전남 구례 화엄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같은 대형 사찰.

사찰이란 단어를 듣고 떠올릴 수 있는 사찰의 일반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대개의 사찰은 하늘을 향해 빼곡히 솟아있는 나무를 벗 삼아 산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충주 단월동에 위치한 단호사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사이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

조선 숙종 때 중건한 기록이 남아있고, 당시 약사(藥寺)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1954년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단호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호사는 앞서 말한 사찰들과는 궤가 다르다. 무엇보다 소규모 사찰이다.

또 단호사는 신비감을 주는 깊은 산속이 아닌 큰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오랜 수령의 거대한 느티나무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면 신비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몸을 뒤틀며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한 소나무의 모습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기에 충분했고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흡사 한 마리의 용이 불경함으로부터 대웅전을 보호하는 듯한 모양새는 사찰의 분위기를 고풍스럽게 만든다.

조선 초기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하나의 전설을 품고 있다.

강원도에 약방을 하던 사람이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 꿈에서 한 노인이 단호사에 불공을 드리면 자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말을 했다.

이에 단호사로 내려와 불당을 짓고 소나무를 심고 가꾸며 불공을 드리니 부처님을 모시는 신비로운 꿈을 꾸고 아들을 얻었다고 한다.

간절했던 한 사람의 정성과 바람이 담긴 소나무 뒤로 작은 석탑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석탑은 충북 유형문화재 제69호인 단호사 3층 석탑으로, 전체적인 비례를 고려하면 5층 석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석탑은 사찰의 흥망성쇠에 따라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호사 3층 석탑은 건립된 위치에서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 그 가치가 더 높아 보인다.

충주는 예로부터 철광석의 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다.

뛰어난 주조기술을 가진 대장간들이 많았고, 그 결과 충주에서는 나무나 돌이 아닌 철로 만든 매력적인 철불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단호사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철로 만들어진 단호사 철조여래 좌상은 고려 시대의 불상 특유의 표정과 느낌을 잘 보여준다.

고려 시대 불상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고 개성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불상 제작은 지방 호족들의 지원이 필수였다.

자연스럽게 재정적 지원을 해준 호족의 얼굴이 불상에 녹아있다고 한다.

보물 제512호로 지정된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은 인자한 일반적인 불상과 달리 다소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뭇 진지하고 근엄한 표정의 철불을 바라보며 당시 충주의 호족은 근엄한 호족이었으리라 잠시나마 상상해본다.

거대한 느티나무와 신비로운 소나무, 그리고 흔히 볼 수 없는 근엄한 표정의 철조여래좌상은 단호사를 더욱 유의미하게 만든다.

대형 사찰은 아니지만 오히려 아담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어울리는 단호사는 철의 고장이었던 충주의 소중한 역사적 가치도 담고 있다.

충주 여행길에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단호사에 들러 신비로운 소나무와 철조여래좌상을 만나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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