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참가한 스리랑카 선수 3명이 지난 3일 선수촌으로 사용하고 있는 충북도자치연수원에 들어왔다가 5일 현재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스리랑카 선수단이 숙소로 사용한 도자치연수원 전경.
ⓒ김태훈기자
[충북일보=청주]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개최와 동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회 참가를 위해 입국한 외국 선수들이 무더기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선수 관리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5일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모두 10명의 외국 선수가 사라졌다.
타지키스탄 선수 4명과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선수 각각 3명 등이다.
스리랑카 선수들은 지난 4일 오전 자취를 감췄다. 충북도 자치연수원에 머물던 스리랑카 주짓수 선수 3명은 여권과 항공권 등을 숙소에 놔둔 채 사라졌다. 전날(3일) 오후 6시까지 목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숙소 안내요원으로 파견된 대회 대행사와 조직위 관계자가 이후 이들의 행방이 묘연한 점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 관리에 구멍이 노출됐다.
안내요원들의 선수 관리는 사실상 숙소에만 국한돼 있었다.
선수들은 식당 등 연수원 내 이동은 물론 연수원 울타리 밖으로도 자유롭게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조직위는 선수들의 동선과 소재 파악에 소홀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숙소 밖으로 나가는 선수들에게 일일이 어디를 가냐고 물어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탈을 작심하고 들어온 선수들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 조직위와 자치연수원은 주변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통해 이탈 선수들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선수 4명도 지난 4일 오후 6시께 자취를 감췄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오후 태권도 경기 출전을 위해 청주체육관을 찾았다가 자국 대통령 서거 소식으로 일부만 경기에 참여했다. 이후 선수단 전체가 숙소인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으로 이동한 뒤 일이 터졌다.
일행들에게 "잠시 나갔다오겠다"는 소식만 전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중 1명은 5일 선수단에 복귀했다. 친구를 만나고 왔다는 그는 경기 참여를 위해 다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키스탄 선수들 중 일부는 지난 3일 공항에서부터 행방 확인이 안됐다. 대회 참가 선수 6명 중 이날 4명이 입국했지만 이 중 3명이 공항에서 사라진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공항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지만 끝내 이들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먼저 입국해 대전 KT&G 숙소에서 머물던 타지키스탄 선수 2명 중 1명이 잠적했다.
조직위의 부실한 보고 체계도 드러났다. 조직위는 타지키스탄 선수 선수들의 잠적 사실이 어떻게 전파됐는지 이제야 부랴부랴 파악 중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선수 이탈 방지를 위해 선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유관기관과의 매뉴얼에 따라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