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16청주무예마스터십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추가 예산 투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충북도의 한결같은 요청이다. 하지만 충북도의회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앞서 도는 2016년도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무예마스터십 관련 예산 30억원을 반영, 도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무예마스터십 사업비는 51억원으로 책정됐다.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가 목표로 잡은 참가 선수단은 30개국 1천600명 정도였다.
엔트리 접수 과정에서 목표치가 수정됐다. 예상과 달리 참가를 희망하는 선수단이 훨씬 늘었기 때문인데, 조직위는 무예마스터십 참가 엔트리를 60개국 2천100명으로 다시 세웠다.
12일 현재 기준 엔트리 신청 현황은 74개국 1천850여명이다. 참가국은 재수립한 목표를 넘어섰고, 선수단 역시 2천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조직위는 내다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애초에 세운 예산으로는 대회를 치르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가까스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추가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사업비를 심의하는 도의회는 부정적이다.
지난해 대회자체에 대한 냉담한 시선을 보냈던 도의회는 추가 예산 투입에 대해서도 의견이 양분된 분위기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13일 4차 회의를 열고 무예마스터십 예산을 심의할 예정이다.
예산안 통과의 첫 문턱인 행문위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김학철 행문위원장은 지난 11일 대집행부질문에 나서 무예마스터십의 추가 예산 투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관 주도의 스포츠 대회가 연속성이 있느냐"며 대회 개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대회 개최 자체부터 강하게 반대했던 이언구 의원 역시 행문위 소속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주에서 무술축제가 열리고 있어 무예마스터십도 충주에서 개최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게 태어나 말썽"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이 의원이 추가 사업비 투입에 동의할 리는 만무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떨떠름한 반응이다.
더민주 한 의원은 "추가 예산이 없이 내실있게 대회를 치르겠다는 게 애초의 약속이었다"며 "대회 개최를 놓고 논란을 빚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제 와서 사업비를 재차 요구하고 있어 답답할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대회 차질과 함께 충북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왕 시작한 대회인 만큼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의회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상당수 도의원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무예마스터십 개최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는 예산을 갖고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대회가 충북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도 있는 만큼 먼저 대회를 잘 마무리한 뒤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미흡한 점을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행정부지사, 기획관리실장 등이 총출동해 도의회 설득에 매진하고 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