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회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아침가리골 계곡 트래킹

자연의 품에 우리 모두 '풍덩'

2013.08.25 17:52:30

ⓒ이석분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24일 62회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아카데미 회원 40여명이 탄 버스 안에서 들리는 정호승 시인의 강변역에서가 곽영희(56 재능시낭송협회 청주지회원)씨의 목소리를 타고 순간 버스 안의 고요함을 이끌어 낸다.

함우석 충북일보 주필 겸 클린마운틴 아카데미 교장의 "오늘만큼은 모든 것을 자연과 계곡 속에 모든 것을 풍덩 내려 놓읍시다"란 말에 와 하는 함성을 외친다.

김웅식 대장의 계곡 트레킹에 대한 주의사항과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클린마운틴에서 오늘은 인간의 약함과 또 다른 깨달음, 계곡물에 몸을 맡기는 진리를 깨닫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끝나자 작은 웅성거림이 들린다.

이윽고 4시간을 달린 버스가 방동 약수터 주차장에 우릴 내려놓는다.

간단하게 삼삼오오모여 점심을 먹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방태산 계곡 트래킹이 시작됐다.

산길을 따라 오르막길에 들어서 슬슬 숨이 거칠어지자 어디선가 속세의 어려움과 풍진을 내려놓으라는 듯 스님의 염불소리가 숨 자락을 진정시켜 준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걷다보니 힐링이란 단어는 어느 덧 사라지고 그냥 쉬고 싶다. 때맞춰 반대쪽에서 일가족인 듯 한 일행이 다가와 이제 5분정도만 가면 정상이라 일러준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 김 대장의 백두대간 트레일(삼림청에서 국가 트레킹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천800km에 달하는 5대 트레일을 연계하는 전국 숲길 네트워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흙길을 밟으며 계곡을 향해 출발. 마침내 50여분 만에 조경동 다리에 도착 주인 없는 매점에서 막걸리 한잔 먹고 돈은 자진해 컨테이너박스 앞에 놓인 조그만 플라스틱 바구니에 넣는다. 막걸리 3천원...믿고 사는 인간의 순면을 보게 된다.

김 대장 말대로 휴대폰, 지갑 등 물에 젖으면 안 될 귀중품을 비닐에 꽁꽁 싸매고 드디어 풍덩


기념사진을 찍고 아침가리골 계곡 트래킹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봐왔던 계곡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 온다.

아침가리골은 정해진 길이 없다. 물가를 따라 걷기도하고 차가운 물속을 그냥 등산화를 신은 채로 함 교장 말대로 '풍덩' 이다.

거친 물길을 만나면 살짝 숲길로 돌면되고 아예 물속을 헤엄치 듯 건너기도 한다. 물이든 바위든 우리가 선택하면 그 곳이 길이 된다. 참으로 넉넉한 자연의 아량이 아닌가.

잠시 거칠다가도 순해지고 바위와 물 숲길이 어우러진 아침가리골의 비경은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끝내준다.

드디어 수중보가 나타나면서 6시간 정도의 아침가리골 계곡 트래킹이 끝난다.

아침가리골은 강원도 인제군 진동리 조경동 계곡을 말 하며, 아침에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깊은 산중이라 해서 붙인 이름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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