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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클린마운틴 - 함우석 주필의 청주천리(12)

청주의 산 따라 물 따라

  • 웹출고시간2023.10.15 15:59:55
  • 최종수정2023.10.15 15:59:55

글 싣는 순서

1,우암산
2,상당산
3,구녀산
4,낙가산·것대산
5,선도산·선두산
6,양성산·작두산
7,부모산
8,미동산
9,목령산
10,동림산
11,은적산
12,옥화구곡
ⓒ 함우석주필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달천 노래가 살갑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버드나무 무리가 가을 강가에서 물든다. 강 옆으로 길게 늘어서 풍경을 연출한다. 달천강이 몽환적인 풍경을 피워 올린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가마우지가 날아들어 주인 노릇을 한다.
[충북일보] 잠시나마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쉼표를 찍고 싶다. 어느 나무 그늘 아래서 졸고 싶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 길을 만든 역사의 군상들과도 만나고 싶다. 길은 산속의 인대다. 봉우리와 능선을 잇는다. 청주의 산길과 물길 12곳을 선정해 둘러보기로 한다. 청주의 산길 물길 나들이다. 그곳에는 훌륭한 문화가치가 산재해 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길 앞에 무엇이 돌출할지 모른다. 산과 숲, 물에 숨은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엿보려 한다.

옥화구곡 데크길.

ⓒ 함우석주필
유보했던 열망을 참지 못하고 찾아간다. 결핍이 길어진 만큼 욕망의 폭이 한없다. 열띤 나들이가 고된 삶을 부드럽게 한다. 정직한 수고로 얻어낸 달콤함이 꽤 크다. 산 풍경이 물속에 들고 물이 산을 품는다.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나지막한 산봉우리가 길게 병풍을 친다. 물길 들길 숲길 마을길이 이어져 흐른다.

여행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전략이다. 삶의 쉼표와 여백미를 가꾸는 시간이다. 새로운 에너지 얻어내는 비상 탈출구다. 마음의 양식을 거두는 수확의 시간이다. 삶이 고단해진 사람은 여행을 생각한다. 유목민이란 원시성이 만들어낸 결과다. 예정에 없던 사전답사를 선뜻 저지른다. 빨리 찾아간 곳은 미원면 옥화구곡이다.

옥화구곡의 하늘이 나날이 푸르러 간다. 들판은 강물 따라 황금빛으로 익어간다. 하늘 아래를 걷다가 더 푸른 하늘을 본다. 깊어서 더 푸른 강물 속 하늘과 함께 간다. 새파란 하늘이 배경화면으로 등장한다. 강변 쪽으로 가을 햇살이 날아와 박힌다.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날들이 이어진다. 사람 발길도 줄어 분위기까지 한적하다.
ⓒ 함우석주필
14.5㎞ 달천강 물길이 이어져 흘러간다. 소리 없이 흐르다 부서지고 다시 모인다. 자연과 세월이 빚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아름답고 예쁘고 군더더기 없어 더 좋다. 억새의 마음이 바람의 현을 타고 흐른다. 물길엔 생성과 소멸이 끝없이 교차한다. 숲과 계곡은 마을을 품어 사람을 살린다. 억겁의 세월이 또 다른 길을 만들어낸다.

옥화구곡 관광길이 점점 더 붉게 바뀐다. 어진바람길이 달천을 따라 이어 달린다. 꽃바람길 지나니 이내 신선바람길이다. 수직 절벽에 하얀 바위무늬가 뚜렷하다. 벼랑 위로 푸른 소나무가 우뚝우뚝 선다. 파란 하늘이 푸른 솔을 병풍처럼 감싼다. 흉해진 인공 구조를 자연 공간이 메운다. 수려한 옥화풍경이 가을 단풍을 가꾼다.

옥화대는 누각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용소 일대 강 언덕을 두루 두루 일컫는다. S자형 달천이 연속으로 곡선을 그린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옥화리다. 강 언덕 마을 입구 느티나무가 두 그루다. 숲속으로 옮겨가면 세 개의 정자가 있다. 추월정과 만경정, 세심정이 고즈넉하다. 옥화4경이 옥화구곡의 하이라이트다.

청석굴바위 인공폭포.

ⓒ 함우석주필
옥화대는 누각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용소 일대 강 언덕을 두루 두루 일컫는다. S자형 달천이 연속으로 곡선을 그린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옥화리다. 강 언덕 마을 입구 느티나무가 두 그루다. 숲속으로 옮겨가면 세 개의 정자가 있다. 추월정과 만경정, 세심정이 고즈넉하다. 옥화4경이 옥화구곡의 하이라이트다.

옥화구곡이 다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천년의 비경이 물길 따라 흐르고 자란다. 숲과 나무, 기암괴석, 물길이·길게 흐른다.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공간이 되고 있다. 옛날의 향기로운 감성을 우러나게 한다. 마음의 현이 흐르는 강물처럼 낭창거린다. 수달, 쏘가리, 원앙 등 귀한 동식물도 많다. 징검다리 건너는 기분은 그야말로 좋다.

천경대.

ⓒ 함우석주필
청석굴을 품은 바위가 하늘 높이 솟는다. 차디찬 동굴 신비가 선사시대로 흐른다. 용이 살았다는 용소가 손거울처럼 맑다. 천경대는 달빛과 사람의 마음까지 비춘다. 옥화대는 여행객들을 시심에 젖게 한다. 금관 숲은 지금도 천년 신비로 가득하다. 가마소뿔은 신화에 젖고 물살에 젖는다. 금봉과 신선봉, 박대소엔 전설이 지난다.

운암리에 옥화구경 1경인 청석굴이 있다.·미원천이 휘감고 도는 암벽 바위굴이다. 구석기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선사인들의 생활의 터전임이 밝혀졌다. 황금박쥐 서식지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황금박쥐는 곧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청석굴 옆을 가로질러 오르면 전망대다. 미원천에서 솟아오른 절벽의 꼭대기다.

세심정.

ⓒ 함우석주필
2경 용소는 달천이 처음 만든 풍경이다. 미원천이 달천과 만나 이름까지 바꾼다.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가 동쪽을 향한다. 3경은 천경대로 물에 비친 달을 비춘다. 하늘 비추는 거울 같다고 해서 천경대다.·4경은 만경정, 추월정, 세심정을 품는다. 옥화대란 이름으로 옥화리 마을 전체다. 절벽 아래 달천에 뜬 달 풍경을 그려본다.

옥화대 정자를 돌아보고 마을을 나선다. 5경 금봉의 가을나무 사이로 빛이 든다. 그 아래 흐르는 달천에 갈대가 흔들린다. 바람에 서걱대는 풍경 속으로 걸어간다. 6경은 금봉서 3.5km 떨어진 금관 숲이다. 7경 가마소뿔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8경 신선봉은 어암2리 냇가서 보인다. 9경 박대소는 옥화구곡의 끝 풍경이다. ·

가을 지나는 달천 물길에 단풍물이 든다. 지나는 바람이 겹겹의 색을 실어 나른다. 출렁다리 위로 비친 하늘색이 아름답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이 가까이 다가온다. 하늘 아래 강물이 예쁜 그림을 그려낸다. 가을 한낮 징검다리 풍경이 고즈넉하다. 무념무상 자연풍경으로 삶을 충전한다. 옥화구곡길 걷기가 치유하는 여행이다.

흙냄새와 물 냄새가 시간을 되살려낸다. 느린 걸음과 어울리는 옥화구곡이다. 걸어서 보기만 해도 특별해 지는 길이다. 사부작사부작 산책 하듯이 걷기에 좋다. 물 위의 징검다리는 특별한 경치가 된다. 이국적인 그림 속으로 들어온 풍경이다. 달천의 물길이 한낮의 윤슬로 반짝인다.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이 참 아름답다.

옥화자연휴양림 안내도.

ⓒ 함우석주필
문득 문득 서늘한 바람 불더니 가을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간다.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들녘에서 노닌다. 산 너머 금빛 게으른 노을이 해설피 진다. 어암 마을의 들판이 황홀하게 익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비한 풍경을 더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적한 마을 모습이다. 강물 따라 동서로 구름바다가 아름답다.

햇살이 숨어도 옥화구곡 물길은 빛난다. 강변에 퍼진 시월의 고졸미가 아름답다. 흐린 하늘에서는 하얀 구름이 조화롭다. 산과 강이 예쁘게 가을 풍경화를 그린다. 한 발짝 더 들어가니 깊은 풍경을 만난다. 가을 길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그림이다. 산길 따라 물길을 따라 가을이 다가온다. 옥화구곡 산천의 채도가 점점 붉어진다.

어암 마을의 서쪽 자락이 완만히 흐른다. 치장한 팬션과 조용한 마을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하다. 굵은 나무들의 열 맞춘 도열이 씩씩하다. 군데군데 단풍나무들이 조화를 이룬다. 파릇파릇했던 잎에 조금씩 색이 물든다. 맑은 숲 그늘로 시원한 가을바람이 분다. 하얀 쑥부쟁이가 무덕무덕 예쁘게 핀다.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오래된 소나무 향이 치유약제로 바뀐다. 사랑으로 나무를 지켜내고 효과를 낸다. 현실로 환기되지 않은 시간을 보여준다.

구철초꽃길.

ⓒ 함우석주필
구름 아래에 핀 달천의 풍경이 신비롭다. 한낮 볕 받은 활엽수의 단풍이 붉어진다. 가을의 보석들이 풍요롭게 길을 채운다. 숲길에는 피톤치드가 가득 차 흘러간다. 공기 속에 잘 섞여 공간을 편안하게 한다. 길옆선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소란하다. 흐르는 강물에 슬쩍 나뭇잎 배를 띄운다. 서쪽 저편이 꼭두서니 빛으로 빨개진다.

노랗고 붉은 꽃 진 곳에 열매가 매달린다. 자연의 이치가 이토록 슬프고 아름답다. 땀 흘린 노력 뒤에 맺는 결실이 달콤하다. 결실은 아픔과 슬픔을 견디는 고통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 성과가 활짝 드러난다. 오곡백과만큼 풍성한 풍경을 연출한다. 사방의 숲이 건강하니 상쾌하고 예쁘다. 쑥부쟁이꽃을 보며 시간을 에둘러 간다.

가을 강가 들꽃들과 눈 맞춤을 계속한다. 낯선 인연꽃을 만날 기대감으로 설렌다. 제 몸 내주고 열매 살리는 꽃을 생각한다. 뭉게구름 내려와 흰 구절초로 환생한다. 오늘보다 찬란한 내일 기대하며 걷는다. 매혹의 자연과 유구한 역사가 함께 한다. 지금 느낌표 한 점이 시간의 정거장이다. 뭉게구름 기둥 세운 하늘 길을 바라본다.

인공폭포 아래 황금들판

ⓒ 함우석주필
추풍에 나를 겸허히 낮추고 남을 높인다. 생각 너머에 깃든 참다운 본성을 찾는다. 맑은 사유를 거쳐서 근원으로 다가간다. 옥화구곡의 풍경 따라서 세상사를 푼다. 자연과 조우하며 천천히 마음을 챙긴다. 신선봉에 금봉에 생각을 묻어두고 온다. 하늘색이 환해지며 해가 해맑게 웃는다. 물가 억새가 빛나는 은빛으로 유혹한다.

청석골부터 어암리까지 황금들판이다. 하늘과 구름, 산과 천을 바라보며 걷는다. 가을날 자연과 동화돼 하나가 되어 본다. 강물의 들숨소리와 날숨소리가 가득하다. 물의 부드러움이 만든 명작 중 명작이다. 작은 기쁨과 작은 기적이 길가에 흐른다. 전형적인 농촌 가을날 풍경이·펼쳐진다.·쓸쓸한 고독의 시간이 조용히 밀려온다.·

고개 아래 내려다보니 사방이 시원하다. 멀리 널찍한 벌판이 눈 안에 가득 잡힌다. 가을들판이 머리에 황금빛을 이고 간다. 키를 덮는 억새가 강변 수풀에서 웃는다. 바람을 타고 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노란색 마타리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진다. 길가서 장렬하게 최고의 순간을 맞는다. 시간 따라 산풍경이 강풍경이 그윽해진다.

햇살 머금은 물살이 잔잔하게 일렁인다. 눈부신 풍경만으로 몸의 휴식을 얻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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